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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달인이 학부모에게ㅣ조금 알더라도 꼼꼼하고 정확하게 알아야(서점권 광주 설월여고 교사·대교협 대입상담센터 상담교사단)
며칠 전 교육청 주최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에 따른 진학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수능을 치른 고 3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 의외로 중 3 학부모도 많이 참석했더군요.
“일반계고와 자율형사립고 중 어딜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는 중 3 학부모의 질문을 받고 제가 답변을 고심하는 사이, 진학 상담을 위해 옆에 남아 있던 한 고 3 학부모가 “아이가 공부를 잘하나요?” “성적이 어느 정도죠?” 등을 질문하며 대신 답변에 나섰습니다.
선배 학부모 입장에서 말을 빙빙 돌리지 않고, 제 대신 시원스럽게 대답해주니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진학 상담이 끝나갈 무렵, 조금 전 중 3 학부모에게 명쾌한 해답을 내려준 베테랑 학부모의 차례가 돌아왔어요.
‘과연 어떤 질문을 할까’ 내심 기대가 됐죠. ‘과학고 2학년인 자녀가 서울 소재 유명 사립대에 합격했는데 반수를 고려 중이다. 반수를 하더라도 수시에 집중하고 싶은데 내년부터는 수시 지원 기회가 6회에서 4회로 줄어든다고 해 걱정이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가 질문의 요지였습니다.
전 나오는 웃음을 참아가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학부모는 ‘수시모집 전형 유형을 4개 이내로 제한한다’는 문구를 ‘수시 지원을 4회로 제한한다’는 뜻으로 오해해 이런 질문을 했던 겁니다.
우리는 사물을 인식할 때 종종 고정관념을 갖고 바라봅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곤 합니다. 누군가가 잘못됐다고 일깨워주기 전까지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죠. 대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 입시 요강은 특정 수험생에게만 유리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데도 자신의 성적을 특정 대학 전형에 끼워 맞춰 마치 자신을 위한 전형인 것처럼 유리하게 해석하고 적용하려 합니다. 자신이 아는 만큼 다른 수험생도 똑같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죠.
이제 곧 2014학년도 정시모집이 시작됩니다. 자신의 성적과 현 위치 등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입시 요강과 입시 용어 하나 하나를 제대로 풀이하고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녀 교육서에서 뽑은 이 한 문장
아이가 아직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칭찬의 말을 하고 인정하는 쪽지를 전하라.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데도 긍정적으로 봐주려 하는 당신의 노력이 언젠가는 그 아이의 마음에 닿을 것이다. (p201)
-‘엄마 마음을 왜 이렇게 몰라줄까’(지식너머, 조슈아 콜먼 글)
[오늘의 에듀레터] 조금 알더라도 꼼꼼하고 정확하게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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