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듀레터] 내 아이와 우리 아이
기사입력 2013.12.05 09:43
  • 박재원의 독설ㅣ내 아이와 우리 아이(박재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설 행복한공부연구소장)

    교육특구 강남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후배가 있다.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강남에 있는 공무원 아파트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오랫동안 무늬만 ‘강남사람’이고 알맹이는 ‘서민’인 이중생활을 했단다. 후배는 풍족한 집안에서 마음껏 사교육을 받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학창시절 내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 후배와 그 친구들의 생활은 어떨까? 후배를 빼고 제대로 가정을 꾸려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이 자녀의 자생력에 심각한 손상을 준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이다.

    후배가 다녔던 강남의 고등학교는 지금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가 됐다. 내년부터는 자사고 선발방식에 ‘학교별 면접’이 추가됐다. 일반고 슬럼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자사고만이라도 ‘공부하는 분위기’를 지키려는 학부모들의 고육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불리한 여건에서 단련된 후배와 유리한 환경에서 퇴화한 그 친구들의 이야기는 이런 학부모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닫게 한다.

    지나치게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이 면역력을 낮춰 소아당뇨병과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늘어나게 하는 것처럼, 소위 명문학교의 일부 학생을 보면 성적은 우수하지만 나약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이들의 성장 환경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공부를 방해하는 아이와 공부를 자극하는 아이, 친절하고 자상한 선생님과 그렇지 않은 선생님 등 편중되지 않은 환경이 조성돼야 정상적인 발달이 가능하지 않을까. 학부모가 내 자식만 챙기는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야 내 아이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자녀 교육서에서 뽑은 이 한 문장
    부모의 지지와 격려를 많이 받고 자란 자녀는 성인이 되어 부정적인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긍정적으로 대처하며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간다. 반면 비난이나 질책을 받고 자라난 아이는 좌절하거나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자녀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따뜻한 신뢰가 담긴 한 마디다.(p237)

    -‘파더십’(강현구·강봉국 글, 북클라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