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듀레터] 헛다리 짚는 학부모
기사입력 2013.11.11 09:53
  • 박재원의 독설ㅣ헛다리 짚는 학부모(박재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설 행복한공부연구소장)

    얼마 전 모 방송사에서 필자에게 사례 분석을 의뢰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어느 명문고 전교 1등인 A군 사례였다. 자기만의 공부법을 터득해 정상에 오른 A군은 부모 등쌀에 못 이겨 사교육 뺑뺑이를 돌았거나 타고난 승부근성으로 독하게 공부해 우등생이 된 학생들과 달리 공부에 지친 기색이 전혀 없어 필자를 놀라게 했다.

    A군의 성공 요인을 찬찬히 뜯어보니 자신의 잠재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자연스럽게 전교 1등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공부에 지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학부모들은 무조건 ‘열심히 공부하라’고 강요하지만, 천천히 즐겁게 공부하는 것이 악착같이 공부하다가 흥미를 잃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래야 긍정적인 학습태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못하는 과목에만 집착하기보다 잘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공부할 때 성공 확률이 높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부진한 과목에 매달리다 보면 공부 피로감이 가중돼 점점 학습효율이 떨어지지만, 잘하는 과목에서 학습법을 터득해 부진한 과목에 적용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A군은 중학교 시절 경제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경제 공부를 했다. 경제 관련 자료를 찾아 정리하고 주제에 맞게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학습법을 터득했다. 이 방법을 성적이 부진했던 수학 과목에도 적용하니 탁월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자기가 찾아낸 공부법으로 한 과목씩 정복하다 보니 굳이 욕심 부리지 않아도 전교 1등이 되었다.

    방송국에서 A군의 어머니를 만났다. 낮은 수학 성적 때문에 늘 걱정이었지만 아이가 경제 공부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간섭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보통 부모들은 A군의 어머니와 달리 못하는(혹은 싫어하는) 과목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공부시키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러면서 성적표가 나올 때마다 부모 뜻에 따르지 않는 아이를 탓한다. 이렇게 억지로 하는 공부가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까? 자신이 지금 ‘헛다리를 짚는 부모’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승리는 언제나 경쟁을 그만두기를 거부하는 사람에게 가능한 것이다. Victory is always possible for the person who refuses to stop fighting.

    -미국 작가 나폴레온 힐(1883~197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