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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통신 “쉿, 그거 아세요?”ㅣ강남엄마로 살아남으려면(김화영45·서울 강남구)
대학생인 두 자녀를 둔 전 10여 년을 (서울) 강남엄마로 살았습니다. 첫째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동대문구 외곽 지역에 살던 제가 강남엄마가 된 건 “이렇게 똑똑한 아이들은 강남에서 키워야 한다”는 담임선생님의 조언 때문이었죠.
이사 후 강남 교육은 제게 ‘신세계’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두 아이가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사교육을 시킨 적이 없었어요. ‘교육 신념’ 때문이 아니라 당시 살던 곳에선 마땅히 시킬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강남에선 제가 원하는 교육은 무엇이든 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었어요. 수학 하나만 봐도 (학교수업을 보충하는) 단순 보습학원부터 각종 경시대회 준비 학원, 창의력 수학 학원은 물론 인도의 베다수학 학원까지 없는 게 없었죠.
생전 학원이라곤 다녀본 적 없는 두 아이도 강남으로 온 뒤부터 특목고 대비반에 들어가 새벽 1시가 돼서야 집에 돌아오곤 했습니다. 아이들의 공부량은 어마어마하게 늘었고, 강북에서 온 아이답지 않게 성적도 상위권을 달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 쉬이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주변엔 언제나 그보다 더 잘하는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자꾸 남과 비교하다 보니 ‘채찍질’을 멈출 수 없었던 겁니다.
‘강남’은 교육열 높은 엄마들에겐 천국과도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대치동은 자녀 교육하기에는 가장 좋은 지역이죠. 그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 하나만 보고 섣불리 ‘강남행(行)’을 택해선 안 됩니다. ‘주변에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강남엄마가 돼도 좋지요. 비단 아이들의 성적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값비싼 명품을 휘감고 다니는 주변 엄마들을 볼 때마다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고,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남편이 원망스러워질 겁니다. 그리고 이런 불만의 화살은 곧장 아이에게 향하기 마련이죠. 집안 전체가 불행해지는 건 순식간입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만의 행복을 찾는 것’, 바로 강남엄마로 살아남을 수 있는 첫째 비결입니다.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다문다독다상량(多聞多讀多商量). (글 잘 짓는 비결은) 많이 듣고, 많이 읽으며,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 송나라 때 문인 구양수(1007~1072년)-
[오늘의 에듀레터] 강남엄마로 살아남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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