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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듀 특강ㅣ자전거의 두 바퀴, 인성과 학업(어거스트 홍 카네기스쿨 청소년본부장)
문화기획자로 일하는 후배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느 저명한 교수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교수가 (사람을 볼 때) 의외로 학벌을 꽤 따진다는 걸 알았다고 합니다. 조심스레 이유를 묻자 교수는 웃으며 “학벌 좋은 애들이 인성도 좋다”고 대답했습니다.
어리둥절한 후배의 표정에 교수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인성이라는 게 단순히 ‘착한 심성’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 않나? 성실성, 자기주도성, 자기조절능력, 문제해결력 등이 모두 인성에 포함되지. 공부를 잘한다는 건 결국 이런 인성을 갖췄다는 뜻 아니겠어?”
이 말은 공부를 잘하니까 인성도 좋은 것이 아니라, “인성이 좋기 때문에 공부도 잘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 부는 ‘인성 열풍’도 이런 인식 변화에서 시작됐습니다. ‘공부만 잘하면 인성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에서 ‘인성부터 바로잡아야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뀐 것이죠.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앞다투어 인성 평가를 강화한 새로운 입시안을 발표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배려심, 협동심, 책임감, 성실성 등 소위 ‘좋은 심성’이라 불리는 덕목과 준법성, 자기주도성, 리더십, 자신감,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비판적 사고력 등을 고루 평가하겠다는 뜻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의 인성보다는 학업 능력에만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자전거를 탈 때 뒷바퀴를 움직이면 앞바퀴는 저절로 구르는 것처럼, 바른 인성을 가지면 학업 능력은 저절로 커집니다. 그동안 뒷바퀴는 내버려둔 채 앞바퀴만 구르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니 자전거가 잘 굴러가지 않았던 겁니다.
여러분의 아이는 지금 어떤 자전거에 타고 있습니까? 부모가 뒤에서 밀어줘야 가까스로 움직이는 자전거에 타고 있지는 않았나요? 인성이라는 뒷바퀴를 힘차게 움직여 학업 능력이라는 앞바퀴까지 구르게 하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교육관이 필요합니다. 인성을 바로잡고 자기주도적 삶을 살게 하는 진정한 ‘행복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불가능한 일을 하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It’s kind of fun to do the impossible.
-미국 사업가 월트 디즈니(1901~1966년)-
[오늘의 에듀레터] 자전거의 두 바퀴, 인성과 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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