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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담백 맘스토리ㅣ입학사정관제 합격시킨 비결? '무한 인내심'(한민영(45)서울 노원구)
“남들 다 가는 학원 안 가니까 사교육비는 안 들었겠어요.”
“잘하는 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니까 엄마가 얼마나 편했을까?”
아이 대학 보내고 참 많이 들은 얘기들입니다. 제 큰아들은 수시모집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올해 초 한양대 생명과학과에 진학했어요. 아이는 지난해 각종 일간지와 방송을 통해 ‘뱀 전문가 고등학생’으로 이름을 알렸죠.
뱀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가 하면, 영어로 된 전문서적을 읽느라 밤을 새웠고요. 책으로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으면 해외에 있는 유명한 파충류 전문가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내 어떻게든 알아냈습니다. 한 가지에 무섭도록 몰두하는 이런 면을 대학 측으로부터 인정받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남들 얘기처럼 수월하게 아이를 대학에 보낸 건 결코 아닙니다. 수험생 엄마로서의 제 심정은 뭐랄까, 도 닦는 마음이었어요. 우리 애 역시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에서 자정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했는데, 그 시간 동안 수능 공부가 아닌 ‘뱀 공부’를 하는 거예요. 그렇게 입학사정관제만 믿다가 실패하면 대학에 못 갈 수도 있는데, 어느 부모가 “허허허, 잘한다” 하겠어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아들 얼굴이 정말 즐겁고 행복해 보였기에 말릴 생각도 못했어요. 냉동실 한쪽 구석을 차지하는 뱀 먹이용 쥐 고기가 있어도 눈 딱 감았고, 수시로 치밀어 오르는 답답함과 불안감을 끝내 참아낸 것이 도운 거라면 도운 거랄까요.
지금 입학사정관제를 고려하는 학부모가 있다면, ‘무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얼핏 보면 놀기만 하는 것 같은 자녀를 믿고 또 믿으면서 고교 3년을 보낸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테니까요.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실패하면 실망하는 데 그치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You may be disappointed if you fail, but you are doomed if you do not try.
-미국 성악가 비벌리 실즈(1929~2007년)-
[오늘의 에듀레터] 입학사정관제 합격시킨 비결? '무한 인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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