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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심리 처방전ㅣ다짜고짜 학교 옮겨 달라는 아이, 어떡하죠?
Q. 초등 6년생 아들 상영이(가명)는 성격이 내향적입니다. 평소에도 자기 의견을 분명히 밝히지 못해 부모로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에요. 얼마 전부터는 무슨 영문인지 덮어놓고 “전학 보내 달라”며 떼를 써 저희 부부를 당황시키네요. 이럴 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A. 이유 물어보되 다그침은 금물… 꼭 시켜야 한다면 방학 활용을
우선 상영이에게 ‘전학 가고 싶은 이유’를 물어보세요. 친구와의 불화, 집단 따돌림, 학업에 대한 부담, 교사와의 대립…. 어쩌면 상영이는 부모님 생각보다 훨씬 많은 내•외적 갈등을 겪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 대답이 시원찮더라도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주세요. 이때 중요한 건 “엄마•아빠는 네 유일한 보호자이며 어떤 일이 있어도 널 지켜줄 것”이란 믿음을 심어주는 일입니다.
상영이 말에서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이 감지됐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피해를 입었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해두세요. 신체적 폭행의 흔적이 발견됐을 경우엔 해당 부위 사진을 촬영한 후 담임 교사에게 면담을 요청, 논의해야 소정의 절차에 따라 대응해나갈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만류해도 상영이가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전학 시기를 되도록 방학 중으로 정하세요. 학기 중 전학할 경우, 아이가 이미 친밀해져 있는 또래 무리에 합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가 전학 갈 학교의 교사나 학생에게 일시적 관심을 받게 되는 점도 부담스러울 수 있고요.
박영희 전문상담교사
인천광역시교육청 Wee센터(한국교육개발원 학생통합지원시스템) 실장
자녀 교육서에서 뽑은 이 한 문장ㅣ‘남자아이 키울 때 꼭 알아야 할 것들’(모로토미 요시히코 글, 나무생각) 편
“원래 대화가 서툰 아이에게 추궁을 하는 듯한 질문 공세를 펴는 것은 마늘을 먹지 않는 아이에게 억지로 마늘을 먹이는 것과 같다.” (149p)
남자아이들, 참 말주변 없죠. 부모 입장에선 속이 바짝바짝 탑니다. 그런데 저자는 말합니다. 언어 성장이 더딘 아들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은 “엄마•아빠는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거라고요. 질색하는 마늘을 억지로 먹이기 전 마늘 고유의 풍미가 살아있는 ‘특식’을 만들어주는 전략, 그럴듯하지 않나요?
[오늘의 에듀레터] 다짜고짜 학교 옮겨 달라는 아이,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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