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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담백 맘스토리ㅣ엄마 생각보다 훨씬 강한 아이들
올해 고교생이 된 딸은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해 온 가족을 걱정시켰습니다.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비염 심지어 ‘온도 알레르기’까지 있어 대낮에 도로를 걷다 건물 그림자로 들어서면 재채기를 하고 콧물이 났습니다. 초등생 시절엔 1년에 두 달 이상 몸이 아파 결석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의 별명은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었죠. 건강이 우선이다 보니 공부는 뒷전이었어요. 분필가루가 무서워 학원 한 번 보내지 못했으니까요.
아이가 초등 6학년이던 해 겨울, 또 한 차례의 시련이 찾아왔어요. 당시 신종플루가 전국을 강타했는데 학교에선 멀쩡한 딸을 학교에 못 나오게 했습니다. 워낙 약골로 소문이 나 학교 측이 지레 ‘사전 조치’한 거였어요. 아이는 “아프지도 않은데 왜 집에 있어야 하느냐”며 학교에 나가고 싶어했어요. 무척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 소동 이후 결국 아이는 수업 한 번 못 듣고 초등학교를 졸업해야 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던 날, 아이가 선언했습니다. “다시는 결석하지 않겠다”고요. 이후 아이는 정말 그 말을 지켰습니다. 몸은 여전히 약했지만 아파도 이 악물고 학교에 나가더군요. 제 만류에도 아이의 의지는 확고했습니다. 학교 생활에도 최선을 다했어요. 입학 당시 중위권이던 성적은 3학년 때 전교 1등으로 올라섰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땐 전교생 대표로 꿈에 그리던 ‘개근상’을 받았지요.
그저 건강하게 자라주기만 바랐던 아이가 스스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은 어쩌면 엄마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할지도 모른다’고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아이의 힘을 믿어봅니다.
최미라(한정연<상산고 1년>양 어머니)
자녀 교육서에서 뽑은 이 한 문장ㅣ‘여덟 단어’(박웅현 글, 북하우스) 편
“저는 딸을 키우면서 늘 아내에게 삶을 경주로 보지 말자고 말했습니다. 삶은 순간의 합이지 결코 경주가 될 수 없어요.” (148p)
저자는 딸이 중 3이던 해 ‘20일간의 가족 유럽 여행’을 감행했습니다. “기억에 남을 순간을 아이한테 얼마나 만들어주느냐가 학원에서 보내는 20일보다 더 중요하다”며 아내를 설득했죠. 그 여행 기간 중 저자의 딸은 키가 4㎝나 컸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자녀에게 어떤 ‘찬란한 순간’을 만들어주고 계신가요?
[오늘의 에듀레터] 엄마 생각보다 훨씬 강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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