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우리의 소중한 언어 한글, 즐겁게 공부하기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염보윤 목동교육센터 부원장
기사입력 2022.10.12 09:00
  • 푸르고 높은 하늘을 볼 수 있는 10월. 10월이라는 키워드를 보면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것이다. 물론, 개인마다 경험이 다르고 가치관이 달라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모두 다를 수 있다. 어떤 이는 소중한 사람과의 기념일이나 본인의 생일이 떠오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아팠던 추억이 떠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인이라면,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기념하는 한글날이 함께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한글날은 양력으로 10월 9일이다. 조선의 넷째 임금인 세종(1397-1450)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인 우리의 한글을 창제하여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더 나아가 우리 글자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기도 하다. 한글날은 사실 처음부터 10월 9일이 아니었다. 한글날의 시초는 1926년에 음력 9월 29일로 지정된 ‘가갸날’이다. 이후 1928년 한글날로 개칭되었다. 광복 후 양력 10월 9일로 확정되었고 2006년부터 나라의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하기 위한 국경일로 지정됐다.

    한글의 다른 이름 훈민정음(訓民正音)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의 글자를 이르는 말이다. 1443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고, 1446년에 반포했다. 훈민정음이 창제되었던 당시에는 자음 17자(ㄱ,ㅋ,ㆁ,ㄴ,ㄷ,ㅌ,ㄹ,ㅁ,ㅂ,ㅍ,ㅅ,ㅈ,ㅊ,ㅿ,ㅇ,ㆆ,ㅎ)와 모음 11자(ㆍ,ㅡ,ㅣ,ㅗ,ㅏ,ㅜ,ㅓ,ㅛ,ㅑ,ㅠ,ㅕ)를 합하여 28자를 사용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ㆁ,ㅿ,ㆆ,ㆍ가 쓰이지 않아 총 24자가 사용되고 있다.

    우리의 소중한 언어 한글은 ‘훈민정음’ 외에도 불리는 이름이 많았다.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훈민정음을 만든 후에 처음부터 한글이 사랑받았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훈민정음이 창제되었을 당시 양반들은 한글을 낮추어 부르는 ‘언문’, 소리를 표현하는 방법이 절반뿐이라고 해서 ‘반절’이라고 부르며 무시했다. 또, 보통 한문을 배우기 어려웠던 여성들이 가장 먼저 훈민정음을 쓰자 ‘암글’이라고도 불렀다. 그러나 한글의 사용이 편리해지자 모두가 쓰는 글이 되었고, 1910년 주시경 등 국어학자들에 의해 ‘한글’이라고 불리게 됐다. 

    한글은 당시 널리 사용되던 한자를 모방하지 않고 독창적으로 새롭게 만든 글자이므로 독창적이다. 또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 글자의 모양과 소리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글자이다. 창제 당시 28자로 많은 소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든 글자로 경제적이다. 외국어와 달리 한글은 ‘모아쓰기’를 할 수 있다. ‘모아쓰기’로 가독성을 높여 주고 한 음절과 한 글자가 대응하여 정보화 시대에 활용 가치가 높아 실용적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소중한 언어 한글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까?

    한글은 우리의 언어인 만큼, 엄마의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접하게 된다. 따라서 태어나자마자 자연스레 한글 공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제일 먼저 부모가 아이 옆에서 책을 읽어 주는 것이다. 소리 내 책을 읽어주면 음운론적 인식 능력과 이야기를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체계적인 글자이다. 따라서 자음과 모음이 만나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소리의 배열이 어떻게 달라지는 것인지 익힐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영유아기 때부터 부모가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크면서 스스로 책을 꺼내 읽는 아이가 될 것이다. 

    국어 공부도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상호작용을 할 때 공부가 더 즐거워진다. 영유아기 때 부모님과의 상호작용으로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면, 학령기에는 또래 친구들과 국어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을 보면 첫인상을 갖듯이 글도 마찬가지다. 글 속에서 적절하지 않은 어휘, 틀린 맞춤법을 보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지게 된다. 따라서 맞춤법과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맞춤법과 어휘를 공부하는 것도 혼자 하는 것보다 또래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 함께 책을 읽고 책 속에 있는 어휘 중 중요한 어휘를 골라 공부하는 것이다. 어휘의 뜻과 초성을 보고 친구들과 게임을 하듯이 어휘를 맞혀보면 어느새 어휘 공부에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는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우리 한글을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깨닫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겁게 국어 공부를 할 수 있길 바란다. 10월 9일 한글날을 빨간 날, 쉬는 공휴일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 글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