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기사입력 2023.05.19 13:57
  • 북멘토 제공.
    ▲ 북멘토 제공.
    처음이라 낯설고 맨 앞이라 서툴지만 이제는 동생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어요

    태어날 동생을 만날 생각에 마음이 한껏 부푼 주인공 샛별이. 동생 태양이가 집에 오면 함께 뭘 하고 놀지 생각만 해도 설레곤 했다. 하지만 태양이를 만난 후 샛별이의 상상과 기대는 모두 무너져 버리고 만다. 동생이 생기면 너무 좋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동생 태양이에게 엄마, 아빠를 완전히 뺏긴 것만 같았다. 샛별이는 결국 동생 태양이가 너무 미워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데...

    신간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는 난생처음 동생을 맞이하는 첫째의 기대와 설렘, 당황스러움, 외로움, 두려움 같은 복합적인 감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어느 집에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감정 묘사로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첫째 아이에게 동생이 처음 생겼을 때의 고통은 성인이 배우자의 외도를 목격했을 때의 고통과 비교될 정도로 큰 충격이라고 한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상실감과 외로움을 어루만져 준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그런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해결책도 함께 제시해 준다. 

    이 책은 조수현 작가가 쓰고 그린 첫 번째 그림책으로, 절제미와 조형미가 느껴지는 그림과 생동감 넘치는 어린이의 감정 묘사가 특징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바로 ‘공존과 균형’이다. 태양이와 샛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등장인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태양이와 샛별이의 관계는 책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모빌에서도 읽어낼 수 있다. 모빌은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균형과 제 모습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저자는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두 형제의 관계를 모빌을 통해 형상화했다고 전했다. 

    주인공 샛별이가 외로움과 질투의 세계에서 공존과 평화의 세계로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은 앞으로 성장하며 겪게 될 다양한 갈등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체득하게 된다. 더불어 삶의 첫 시련을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어린 샛별이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아름다운 공존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조수현이 쓰고 그린 ‘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는 지난 10일 출간됐다. 

    북멘토. 40쪽.

    글=강여울 조선에듀 기자(kyul@chosun.com)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