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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만을 꿈꾸며 악몽 같은 교직 생활을 버틴 로베르 푸티파르.정년퇴직 후 그 원대한 복수 계획을 실행하기로 한다.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선생님이 돼 가해자에 통쾌하게 복수하는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이보다 앞서 선생님의 복수극을 그린 작가가 있다. 바로 프랑스 최고의 이야기꾼, 장 클로드 무를르바다. 작가가 되기 전 10여 년 동안 중학교 교사를 지낸 무를르바의 신간 ‘로베르 선생님의 세 번째 복수’를 소개한다.학창 시절 끔찍한 왕따의 희생자였던 로베르는 오직 못된 아이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기 위해 선생님이 된다. 그러나 세상은 변해 교사의 권위가 이전만 못 하다. 이젠 선생님이라고 해서 아이들 볼기를 맘대로 때릴 수도, 머리채를 잡고 흔들 수도, 심지어 귀를 살짝 잡아당겨서도 절대 안 된다.말썽꾸러기 아이들은 끊임없이 로베르를 놀리고 자극하고 화나게 한다. 심지어 테러에 가까운 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로베르의 마음속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싹트기 시작하고, 결국 교사로서 절대 품어선 안 될 계획을 세운다. 바로 자신의 제자들을 향한 복수다.교실에서는 학생들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이 잘 지켜져야 한다. 둘 중 어떤 권리가 우선일 수는 없다. 나란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교권이 처참하게 무너진 교실을 접하고는 한다. 얼마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22년도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 건수는 500건대로, 최근 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저자 무를르바는 10여 년간 교사로 재직하며 느낀 이런 변화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은 ‘코미디’로서의 본질을 잃지 않았다. 아이들이 선생님께 하는 기발한 장난은 만화 속 어린 영웅이 악당을 혼내 줄 때의 통쾌함을 선사한다. 선생님의 복수는 그보다 한술 더 떠 악랄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다.이 책은 용서와 자비를 섣불리 내세우지 않는다. 서로 막장으로 치달아 볼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말한다. 서로를 향한 복수 끝에는 분명 응어리 하나 없이 깨끗해진 마음과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가 있을 거라고.장 클로드 무를르바가 쓰고, 베아트리체 알레마냐가 그린 ‘로베르 선생님의 세 번째 복수’는 지난 15일 출간됐다.북극곰. 220쪽.글=강여울 조선에듀 기자(kyul@chosun.com) #조선에듀
[신간] 로베르 선생님의 세 번째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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