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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 퇴학을 당한 아이가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 1학년 때 말이다. 수업 시간에 큰 소리를 내며 책상 뚜껑을 여닫는 행동을 반복하고, 창가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과 대화도 한다. 당신이 교사라면 이 학생에게 뭐라고 말할까?“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사고뭉치, 말썽꾸러기, 아니 뭔가 더한 단어가 필요하겠다 싶은 구로야나기 테츠코에게 고바야시 교장 선생님은 계속 이 말씀을 들려주신다. 작가는 자전적 성장 소설 <창가의 토토>에서 어렸을 적을 회상하며, 이 말이 자신을 지탱해주었다고 고백한다.작가의 경험은 말하기, 특히 교사의 말하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글쓴이 또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어른으로서 스스로를 반성해 본다.요즘 몇몇 학생들에게 심심찮게 듣는 소리가 있다.“선생님, 엄마가 그러는데요. 제가 멍청해서 큰일이래요. 제가 자꾸 틀려서 엄마가 화냈어요.”“아니에요. 선생님이 보기에는 무척 똘똘한 학생이에요.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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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무심코 던진 말이지만, 애석하게도 아이들은 그 말을 떨치지 못하고 오히려 가슴속에 고이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하면 소중한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말하기를 할 수 있을까?아마도 말실수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감정 조절의 실패일 것이다. 학생이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감정선을 건드리면 교사 역시 무너질 때가 있다. <시작합니다, 비폭력대화>의 저자 마리안느 두브레르는 분노를 다음과 같이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한다.“분노는 ‘나쁜 감정’이 아니며, 다른 감정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욕구에 대해 알려주는 지표이다. 자신의 욕구를 알면 스스로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며, 가족 구성원이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데 소중한 정보가 된다.”그렇다면 분노의 순간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는 분노를 알아차렸다면 감정에 대한 책임은 항상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분노 뒤에 숨어 있는 감정을 찾으라고 한다.위의 경우라면 이런 낙담 혹은 걱정의 감정일 수 있겠다.‘이번에는 문제집도 많이 풀어서 성적이 잘 나올 줄 알았는데. 이게 뭐야.’ ‘이러다 또 꼴찌를 하면 어쩌지? 다른 애들이 놀리는 건 아닐까?’저자는 잠잠히 침묵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알게 되면 분노가 가라앉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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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자는 충분한 휴식을 권한다. 교사들의 하루는 치열하다. 수업 연구에, 아이들과 복닥거리다 학부모 상담까지 해야 한다. 에너지가 방전된 상태에서 타인을 배려하기란 쉽지 않다. 평소 쓸데없는 일이라 생각하는 취미활동들을 통해 내면을 어루만지는 재충전의 시간을 마련해두면 다른 사람과 마주할 때 그 쓸모없는 시간이 자못 유용해진다. 바쁠 때는 아주 잠깐의 차분한 호흡 역시 큰 도움이 된다.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꼭 교사와 학생 사이가 아니어도 나와 가족, 나와 타인을 대할 때도 적용해 볼 수 있겠다.모티머 J. 애들러는 <듣는 법, 말하는 법>에서 쓰기와 말하기, 읽기와 듣기 활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한 사람의 정신이 다른 사람의 정신에 다가가서 접촉하는 과정에 쓰이며, 두 정신의 만남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각각의 활동을 솜씨 좋게 해내는 기술이 필요하다.”교사가 먼저 정제된 말하기로 아이들의 정신에 가닿으려고 노력한다면 아이들 역시 교사에게 마음을 내어줄 것이다.
“에너지 방전된 상태서 타인 배려 쉽지 않아... 바쁠 땐 잠깐의 차분한 호흡 큰 도움”... 교사의 말하기 [조선에듀]
●“교사가 먼저 정제된 말하기로 아이들의 정신에 가닿으려고 노력한다면 아이들 역시 교사에게 마음을 내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