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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글로벌 옥션사인 필립스(PHILLIPS)가 내일(30일)과 12월 1일 양일간 홍콩에서 용러(Yongle) 옥션과 함께하는 경매를 개최한다. 20세기부터 동시대 미술품과 디자인 작품 등을 함께 선보이는 이번 경매에는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등 한국 단색화 작가의 작품이 다수 걸린다. 특히 세계적인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Abstraktes Bild(774-1)’가 경매에 첫 출품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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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매에 나오는 박서보의 2016년작 ‘Ecriture No. 160408’는 한지의 물성을 활용한 깊은 적갈색의 작품으로, 박서보가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시켜온 묘법의 성숙한 미학을 보여준다. 경매 추정가는 한화 4억4000만~6억 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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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출품작인 이우환의 1977년작 ‘점으로부터(From Point) No. 77103’는 점의 집합과 나열을 통해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으로, 경매가는 14억5000만 원에서 21억 원 사이로 추정된다. 아울러, 이우환이 도쿄와 파리를 오가며 작업하던 1982년 제작한 붉은색 ‘바람으로부터(From Winds)’ 연작도 나온다. 시장에 잘 나오지 않는 붉은빛 작업으로 경매 추정가는 7억5000만~10억6000만 원선이다. 청색과 암갈색을 섞은 검정색 기둥이 내려그어진 형상이 특징인 윤형근의 작품 ‘Umber Blue 76’(1976)의 경매 추정가는 1억2700만 원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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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매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단연 리히터의 ‘Abstraktes Bild(774-1)’다. 1991년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 직후인 1992년 제작된 이 그림은 최절정기를 맞은 작가의 순수한 표현력을 잘 보여준다. 경매에 처음 출품되는 이 작품의 추정가는 137억~205억 원이다. 조나단 크로켓(Jonathan Crockett) 필립스 아시아 체어맨은 “지난 2년간 홍콩 경매에서 리히터의 작품 가격이 모두 최고가를 기록해 아시아 컬렉터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경매에서 리히터의 작품세계가 절정에 다다른 시점에 완성된 걸작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필립스, 홍콩 경매서 게르하르트 리히터 ‘추상화’ 등 선봬
●경매에서는 첫선… 추정가 137억~205억 원
●이우환, 박서보 등 한국 단색화 거장도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