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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에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한 웹툰 작가의 사인회가 일정상 차질을 빚게 되자 주최 측에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는 공지문을 게재했는데,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들이 해당 표현에 대한 비난 댓글을 달았다. ‘깊고 간절한’을 의미하는 ‘심심한’을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의미로 오해한 것이다.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엉뚱한 곡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0년에는 ‘사흘’, 2021년엔 ‘금일’과 ‘무운’이라는 표현을 놓고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그래서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 단어들을 조합하여 ‘금일 심심한 사과를 드리면서 사흘간 무운을 빈다’라는 문장이 만들어지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이런 현상에 대해 학교에서는 국어·한자 교육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해력 저하가 젊은 세대의 문제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문해력이 단순히 젊은 세대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통계치가 있다.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글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언어능력은 16~24세 구간에서 우리나라가 OECD 32개국 중 4위였다. 그런데 이후의 낙차가 크다. 45~54세 구간에서 평균 이하로 떨어지더니, 55~64세 구간에서는 하위권인 24위를 기록하여, 우리나라 중년층의 문해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문해력 위기’를 느낀 4050 중년층이 관련 도서를 구매하는 일이 늘고 있다. 그에 따라 출판계에서도 성인 독자들을 겨냥하여 도서명에 ‘문해력’이나 ‘어휘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들을 대거 출간하는 추세다.한 국어교육 전문가는 디지털 환경이 보편화되며 전 세대에 걸쳐 독서량과 문해력이 떨어졌는데 성인들의 문해력 교육은 개인의 책임으로만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문해력이 단순히 읽고 쓰는 것에서 벗어나 글쓴이의 의도를 추론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만큼, 독서 동아리 등을 통해 다양한 세계관을 교환하는 의미로서의 사회적 독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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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성인 문해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높은 취학률에도 불구하고 성인 비문해자의 수가 200만 명(2020년 성인문해능력조사)에 달한다. 이에 교육부는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한 비문해·저학력 성인 대상의 문해교육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2014년부터는 매년 9월을 대한민국 문해의 달로 선포하고 각종 홍보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는데, 특히 올 9월에는 ‘2022년 대한민국 문해의 달 선포식’을 개최하여 문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집중 홍보하였다.요즘 EBS에서 방영 중인 <당신의 문해력 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이 화제다. 작년에 방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당신의 문해력>에 이어, 이번에는 어른들을 위한 문해력 처방전을 들고 돌아온 것이다. 나를 지키는 계약서 문해력, 일 잘하게 되는 업무 문해력, 모르면 당하는 숫자의 거짓말, 까다로운 공공문서에 필요한 문해력 등 그 주제도 다양하다.문해력은 이제 생존과 성공의 기반이자, 자신감과 소통의 열쇠가 되어 주는 필수 요소다. 읽기와 쓰기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 미디어 리터러시 영역까지 체계적인 발전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문해 교육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교육칼럼] 어른들을 위한 문해 교육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