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어둠 속에 살던 굴뚝귀신, 달라진 계기는… ‘굴뚝귀신’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1.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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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소프트 제공
    차고 어두운 굴뚝 안, 검은 물체 하나가 쪼그려 앉아 있다. 사람들의 벽난로 사용이 줄어든 뒤로 외롭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굴뚝 귀신이다. 굴뚝 귀신의 유일한 낙은 그림 그리기. 틈만 나면 벽난로 너머로 들리는 바깥세상 이야기를 소재 삼아 벽에 작품을 그린다.

    이마저도 지루해진 어느 날, 굴뚝 귀신의 머리 위로 뭔가 ‘툭’ 하고 떨어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작은 비둘기 알이다. 귀신은 조심스럽게 알을 쓰다듬으며 따스한 온기를 느낀다. “너도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구나?”

    얼마 후 알을 깨고 비둘기 한 마리가 얼굴을 내민다. 귀신은 비둘기에게 ‘비비’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비비의 탄생으로 무료했던 귀신의 일상이 확 달라진다. 귀신은 비비와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공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비비가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나는 법도 차근차근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귀신 역시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로 결심한다. 과연, 둘은 각자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굴뚝 귀신의 성장 이야기가 뭉클하게 다가온다. 익숙함을 뒤로 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란 누구에게나 어렵다. 두려움으로 인해 도전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 책은 희망과 용기를 건넨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주하는 석판화도 볼거리다. 익살스럽게 표현된 굴뚝 귀신과 비비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 책을 쓴 이소영 저자는 한국과 프랑스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현재는 프랑스 파리 1대학 조형예술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가 지금껏 내놓은 그림책으로는 ‘그림자 너머’와 ‘파란아이 이안’ 등이 있다. 이중 ‘그림자 너머’로 지난 2014년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받았다. 볼로냐아동도서전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도서 박람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