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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미술관 관람이 친숙한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그림 감상은 자연스럽게 교양의 필수 과목이 되었다. 해외여행이 쉬운 시대이다 보니 외국의 유명 미술관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림 감상을 위한 환경은 갖춰져 있고 기회도 넘쳐나는데, 다만 ‘어떻게 감상을 해야 좋을지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을 위한 매우 친절한 그림 안내서가 나왔다.
이 책은 미술관에 갔다가 어려운 암호나 공식의 답을 찾듯이 그림을 ‘해독’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주눅들어 본 경험이 있거나, 그림 감상이 꼭 공부처럼 느껴져 부담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나 과시용이 아닌 감상의 즐거움을 위한 정보를 나누기 위한 책이다.
그림 감상이란 사실 놀이의 일종이다. ‘그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즐기는 취미 활동이자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더해 주는 교양’일 따름이다. 다만 규칙을 알아야 재미있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그림 역시 아는 만큼 더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거움이 커진다. 우리가 그림을 공부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그 즐거움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림 공부의 과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비슷하다. 초보도 고수도 그림을 알고 좋아하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림을 보고 관심을 갖는 것’ 누구나 거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위한 안내서이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미술까지, 서양화가 걸어온 사조별 흐름에 따라 34인의 거장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거장의 프로필, 재치 있는 그림 해설, 숨겨진 뒷이야기까지, 그림 공부의 왕도에 충실한 동시에 조금도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이야기로 그림을 알아 가는 재미를 제공해 줄 것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나만의 눈으로 그림을 읽게 해줄 안내서
그림 감상에서 지식과 정보는 양날의 칼이다. 즐거움을 더해 주는 한편, ‘보는 눈’을 흐리게 하는 원흉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어떤 화가가 그렸는지 알게 되면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는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다빈치가 그렸으니 당연히 걸작이겠지’ 같은 선입견을 가지고 그림을 보게 될 위험도 생긴다. 세상에는 유명한 화가의 졸작도 무명화가의 걸작도 많이 있다. 거장의 대표작이라고 하는 그림이 실은 다른 사람의 작품이거나 위조품인 경우도 있다.
그림 제목을 미리 아는 것 역시 장단점이 있다. 근대 이전에는 화가가 스스로 그림에 제목을 붙이는 일은 드물었고, 후세 연구자들이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중에는 편의상 붙였을 뿐인 무의미한 제목이 있는가 하면, 제목에 얽매여서 오히려 중요한 요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소장된 장소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대단한 작품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미술관이 구입한 시점과 현재 시점에서 작품의 평가가 같다고는 할 수 없다.
저자는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위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썼지만, 마찬가지로 이렇게 정보로 인해 오히려 선입견을 갖게 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너무 세세하고 전문적인 정보나 용어들은 배제하고, 독자들이 함께 생각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곳곳에 배치하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회화를 보는 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우선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작품만 보도록 하자. 그리고 자기 나름의 감상이 어느 정도 확실해지면 화가의 이름과 제목에 눈을 돌리기 바란다. 그 뒤에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다시 한 번 그 작품을 감상해 보는 것이 이 책을 가장 효율적으로 읽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이름은 들어 봤지만 무슨 그림을 그렸는지 모르던 화가들에 대한 가벼운 관심에서 출발하여 대략적으로 전체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 시점에서 조금씩 조금씩 지식을 넓혀 가다 보면, 어느덧 그림 읽기의 진정한 즐거움에 빠져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 공부 : 서양화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