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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2020년을 ‘생태전환교육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18일 오후 2시 서울시교육청 11층 강당에서 열린 ‘제1회 생태전환교육 포럼’을 통해서다.
교육청은 앞서 지난해 9월 서울시와 함께 발표한 ‘생태문명전환도시 서울’ 공동선언의 후속조치로 교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만든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계획’을 올해부터 2024년까지 시행할 방침이다. 향후 교육청은 이번 포럼을 비롯해 총 6차례의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약 8%만이 환경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고 있다. 게다가 대다수 환경수업은 전공자가 아닌 상치교사가 운영하고 있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생태전환교육의 목표는 학교급별 맞춤 교육을 통해 생태적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시민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교육감은 “학교에서 생태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교육 자체를 생태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환경·경제·사회를 묶는 통합적인 사고를 비롯해 교과 간, 학교와 지역사회 간, 교육정책과 학교현장 간 연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학교 교육과정을 생태전환교육을 중심으로 전환한다. 학교 교육계획서에 학교급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생태전환교육을 의무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유·초·중·고교생의 생태전환교육 시수도 확대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생태전환교육을 전체 수업 시수의 5% 내외로, 고등학교는 이보다 더 늘어난 5~10% 내외로 운영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이재영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국가환경교육센터장)는 “생태전환교육을 단순히 기존의 교육과정에 덧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교육을 생태전환교육 중심으로 전면 수정해야 한다”며 “특히 현재 환경·안전·노동인권·보건교육 등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범교과학습주제를 하나의 블록으로 통합해 수업을 진행한다면 학교 현장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부터는 환경과목 선택학교에서 내실 있는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교사 임용·배치 확대에 나선다. 환경과목을 담당하는 비전공 교사를 대상으로 일정 시간 이상의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생태전환교육 거점 역할을 하는 ‘교육과정 연계 생태전환학교’도 60곳 선정한다. 초등학교 30곳, 중학교 20곳, 고등학교 10곳 등이다. 이들 학교는 에너지·환경·기후교육 등 다양한 수업을 통해 학생활동 중심 수업지도안을 개발하고, 생태전환교육 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생태시민 육성에 필요한 교육환경 구축도 추진한다. 학교별로 탄소발자국을 정기적으로 측정·발표하고 ‘탄소배출제로(0)학교’를 인증해주는 등 ‘탄소발자국 제로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후위기와 건강문제 등으로 채식을 선택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채식선택제’도 도입한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채식선택제에 대한 인식과 수요 등을 묻고, 채식선택 급식에 대한 이해도와 동의율이 높은 학교를 ‘채식선택 급식 시범학교’로 운영하는 식이다.
전문가와 학생 동아리 활동을 연계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생태전환 실험교실(리빙랩)’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관심과 사회참여 의식을 함양하는 교육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내 생태전환교육 추진체계와 협력기반도 확충한다. 특히 환경부·서울시·자치구·민간 환경단체와 연계한 현장체험교육을 확대한다. 서울시 전체 초등학교 603곳에서 1개 학년씩 생태환경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연차적으로 중·고등학교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의 서울시 환경교육조례는 생태전환교육활성화 조례로 개정할 방침이다. 해당 조례에는 생태전환교육 의무화, 교육과정 연계, 안정적 예산 확보, 전담팀 구성과 생태전환교육센터 구축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청소년 단체는 이번에 발표된 중장기 계획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운영총괄은 “기후위기는 우리가 살아갈 10년, 20년 뒤에 우리가 얼마나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고민하며 행동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으로 응답했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전했다.
다만, 생태전환교육이라는 용어의 의미가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퇴직 교사는 “생태전환교육이라는 용어가 어렵게 느껴진다”며 “기존의 환경교육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올해 생태전환교육 원년… 시수 확대하겠다"
-18일 오후 2시 ‘제1회 생태전환교육 포럼’ 열려
-생태전환학교·탄소배출제로학교·채식선택제 도입
-일각서 “생태전환교육 의미 모호하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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