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다변화하는 입시제도의 정도(正道) 책읽기와 글쓰기
권민지 리딩엠 대치교육센터 원장
기사입력 2022.01.27 16:40
  • 권민지 리딩엠 대치교육센터 원장
    ▲ 권민지 리딩엠 대치교육센터 원장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이후 2023년 서울대 입시전형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서울대가 2023년 정시 비중을 10% 가까이 큰 폭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내년 입시에서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모집 비중 또한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이는 정부의 정시 확대 정책에 따른 것으로, 2023년부터 수능위주 전형 비율을 맞추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서울대의 정시 교과평가는 추후 서울 주요 대학에서도 도입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입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정시 교과평가를 살펴보면 학생부종합전형과 비슷하다. 전공에 맞는 과목이수 여부와 성취도 평가, 교과 수업시간 활동사항까지 종합해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서울대의 교과평가 전형은 학종식 정성평가 방식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내신 성적 자체보다 전공 관련 과목의 성취도와 교과 학업수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내신과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는 견해였다.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내신을 포기하거나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과목만 골라 듣는 경우를 대비한 조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학종형 정시전형에 대한 대비를 잘하면 정시와 수시 모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유리한 강점이 있다. 다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입시경쟁이 치열한 현실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초·중등 시기 기본기를 튼튼히 다져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기초학력을 쌓고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없다면 고교과정을 충분히 소화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 중에서도 중등 3학년은 고교진학에 앞서 진로탐색을 통해 자신이 꼭 수강해야 할 과목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할 시기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섣부른 결정을 하고 후회를 한다. 특히 문·이과 구분이 없어졌기 때문에 과목을 잘못 선택할 경우 내신성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문과 학생이 이과계열의 과목을 잘못 수강하게 되면 이과계열 지망 학생들과 경쟁해서 좋은 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초·중등시기부터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접하다 보면 우리가 알지 못한 분야의 새로운 지식들을 접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스스로 진로를 찾고 탐색하며 차분히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 /리딩엠 제공
    ▲ /리딩엠 제공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시기가 바로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학년을 앞두고 있는 시기다. 일반적으로 수학학원은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 찾고, 영어학원은 영어를 잘하려고 찾는다. 그런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조금 다르다. 단순히 책을 좋아하기를 바라는 이유에서부터 수학학원을 갔더니 서술형 문제를 다 틀려 오더라며 속상한 얼굴로 센터를 찾는 학부모가 있다. 영어학원 라이팅 선생님이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니 책부터 읽히고 글쓰기를 시키라고 해서 데리고 왔다고 하는 학부모도 있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제 막 초등학교를 입학한 어린 학생들부터 본격적으로 입시전쟁을 치르게 될 아이들까지 다양한 이유로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어느덧 새로운 입시정책에 맞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언제 또 바뀌었나 싶을 만큼 무수히 변하는 입시제도를 보며 생각해 본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정도(正道)’가 있다면 바로 ‘책읽기와 글쓰기’가 아닐까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