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글의 본질은 대화, 우리 아이가 성찰의 힘을 키울 수 있다면
기선옥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원장
기사입력 2021.05.18 16:05
  • 기선옥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원장
    ▲ 기선옥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원장
    “내가 죽기 전까지만 지구가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환경문제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이런 우스갯소리를 하는 학생이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겪고 싶지 않다는, 솔직하면서도 이기적인 마음이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비단 이 학생뿐만이 아니라는 사실도 안다. 직접 말하지는 않더라도 누구나 이 학생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우리 세대는 어느 정도 이기적으로, 어느 정도 소극적으로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이처럼 이기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로는 피할 수 없는 전 지구적 재앙이다. 기대 수명이 늘어난 요즘에는 더더욱 ‘내 후손’의 일일 수 없다. 우리도 이러한데, 현재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떨까. 성인이 되면 곧장 당면해야 할 ‘내 문제’일 것이다.

    어느 부모나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전해주고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물려줄 환경은 다음 세대에게 녹록지 않다. 현재의 기후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2050년쯤에는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대도시 대다수가 황폐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담긴 책도 나왔다. 2050년이라면 우리 아이들이 한창 자신의 삶을 펼쳐 나갈 시기다.

    최근 ‘환경교육’의 필요성이 다시금 논의되고 있는 이유다. 환경교육은 아주 적극적이며 포괄적인 활동이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과학적으로 오염원을 연구한다. 인류가 다른 종과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인류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해결책도 모색한다.

    리딩엠에서는 가장 신록이 푸른 5월 도서 테마를 ‘환경’으로 잡아 책을 통해 다양한 환경문제를 접한다. 환경오염 원인을 밝힌 책, 오염의 심각성을 전달하는 책 등 다양한 갈래의 책을 읽어 나간다. 초등 6학년생부터는 매주 4대 일간지의 신문 칼럼을 읽는데, 세계 각국의 다양한 환경 이슈를 통해 나날이 시야를 넓혀 나간다.

    매년 환경 테마 주간이 돌아오지만 ‘같은 수업’을 한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만큼 매년 환경 이슈의 심각성이 격상하고 있고, 학생들의 시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3학년 때 ‘콩알 한 알이 만들어지는데 어떤 환경과 정성이 필요한지’ 배운 학생이 4학년 때는 ‘생태 도시 꾸리찌바’를 보며 ‘환경을 위해 삶의 형태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익힌다. 5학년이 되면 ‘지속 가능한 발전이 무엇인지’ 등 환경 상식을 쌓고, 6학년이 되면 ‘환경을 지키는 삶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성찰하고 글을 써보는 식이다.

    리딩엠 수업은 매주 책읽기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나지만, 매주 학생들이 제출한 글을 읽으면 글쓰기야말로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것을 느끼곤 한다. 글쓰기는 가장 솔직하게 자신의 내면을 풀어놓는 활동이다.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대면하는 활동이다. 글을 쓰고 읽고 다듬으면서 결심을 다지고 실천할 수 있다. 리딩엠의 환경 테마 도서는 단순히 독서 논술 수업이 아닌 환경교육의 초석인 셈이다.

    환경교육은 ‘눈앞의 쓰레기를 치우는 것’만이 아니다. 환경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 문명의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지구에서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은 독서와 글쓰기 없이 쌓일 수 없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이러한 성찰의 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은 본질적으로 대화다. 글을 쓰려면 주제와 문제의식이 있어야 한다. 이 주제를 왜 글로 쓰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며 한 문장, 한 문장 완성해 간다.

    이처럼 책읽기와 글쓰기 습관을 제대로 잡아 놓으면 우리 아이들에게 평생의 보약이자 만병통치약이 된다. 환경문제는 이런 만병통치약이 꼭 필요한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세대 모두는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겹겹이 얽힌 거대한 매듭을 풀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찾는 성찰과 지혜가 필요하다. 5월의 환경도서를 준비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이러한 힘이 꼭 길러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