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줄 알았던 서울… 한 발짝 다가서니 숨은 역사가 보이네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5.17 09:18

[주목! 이 교육 프로그램]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 서울미래유산 투어가 ‘인생투어’라는 새 이름으로 시민을 맞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투어는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가운데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유산들을 둘러보는 프로그램. 재미와 유익함을 갖춘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올해 첫 행사는 지난달 24일 ‘여의도 도심산책’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3시간 동안 이어진 답사의 해설은 김남이 여행 전문 가이드가 맡았다.
  • ①지난달 24일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첫 번째 편 '여의도 도심산책'에 참여한 이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정치와 경제 중심지인 여의도 곳곳을 살펴보고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만남의 광장, 원효대교(②), 여의도공원(③) 등에서 해설을 듣고 있는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참가자들. /서울시 제공
    ▲ ①지난달 24일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첫 번째 편 '여의도 도심산책'에 참여한 이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정치와 경제 중심지인 여의도 곳곳을 살펴보고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만남의 광장, 원효대교(②), 여의도공원(③) 등에서 해설을 듣고 있는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참가자들. /서울시 제공
    ◇정치와 경제 중심지를 돌다

    여의도 도심산책 투어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 1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가이드와 함께 ▲윤중제 ▲여의도 시범아파트 ▲금성부동산 ▲한국거래소 ▲여의도 지하벙커 ▲만남의 광장 ▲국회의사당 등을 돌아봤다.

    이 중 여의도 윤중제는 홍수 예방을 위해 밤섬을 폭파해 나온 골재로 섬 주위에 제방을 쌓고, 그 제방을 따라 만든 길이다. 1968년 서울 한강개발계획에 따라 축조됐으며 여의도 개발의 상징적인 시설로 가치를 인정받는다.

    참가자들은 1981년 준공한 13번째 한강 교량인 원효대교 앞에서도 발걸음을 멈췄다. 원효대교는 디비닥 공법으로 제작된 국내 최초의 교량이자 사상 처음 민자(民資)에 의해 유치된 다리다. 디비닥 공법은 두 교각에서 콘크리트를 쳐나가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슬라브 핀을 연결하는 방법이다.


    ◇1970~1980년대로 시간여행 떠나

    한국거래소에서도 투어 참가자들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과거 여의도 도시계획의 주된 내용 가운데 하나는 여의도에 ‘한국의 맨해튼’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맨해튼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꼽히는 장소다. 이로 인해 서울 중구 명동에 있던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와 금융 회사들이 1970년대 말 하나둘씩 여의도로 자리를 옮겼다.

    참가자들은 만남의 광장에서도 시간을 보냈다. 만남의 광장은 이산가족 상봉에 영향을 미친 장소다. 지난 1983년 6월부터 11월까지 138일 동안 KBS에서 이산가족의 사연을 소개하고 만나게 해주는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당시 이산가족들은 헤어진 가족을 찾기 위해 본인의 신상 등을 담은 메모판을 KBS 본관 앞 만남의 광장에 부착했다. 사연을 붙이러 온 사람들과 이를 보러 온 이들로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밖에 1970년대 군사정권 시절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피시설인 지하벙커 등도 살펴봤다. 여의도 지하벙커는 2005년 여의도 환승센터 건립을 위한 현지 조사 도중에 발견된 장소로 이후 미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흥미진진한 해설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시청각 자료도 투어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였다. 참가자들은 투어 도중 스마트폰으로 해설하는 내용과 관련된 자료들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 20대 참가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제약이 많은데도 체계적이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며 재참여 의사를 보였다.

    또 다른 50대 참가자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서울시내 문화와 역사의 보물들을 두 발로 찾아다녀 좋았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같은 뜻깊은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디지틀조선일보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톺아보기]
    가이드와 거리 두고 이어폰으로 해설 청취, 시청각 자료는 스마트폰으로 ‘쏙’
    서울시와 디지틀조선일보가 올해 20회에 걸쳐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는 격주 토요일마다 서울 곳곳의 미래유산을 찾아다니는 답사 프로그램이다. 서울시는 시민 스스로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지키는 일에 나설 수 있도록 지난 2017년부터 서울미래유산 투어를 진행 중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특히 신경 썼다. 송수신기를 활용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개인 이어폰으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가이드와 최대 10m 떨어진 거리에서도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참가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청각 자료를 답사 도중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것도 장점이다.
  •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에 참여한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받은 시청각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에 참여한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받은 시청각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투어 주제도 다채롭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서울의 정치와 경제 중심지 여의도 도심 산책’을 주제로 답사가 진행됐다. 이어 오는 7월까지 ▲그 시절 서울, 추억을 파는 극장으로 초대합니다 ▲서울의 예술이 그려진 곳, 골목길 감성 문화여행 ▲서울의 자연 속에서 인생 샷! 사진 투어 ▲낮보다 밤에 더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 명소 ▲조선 귀족이 남긴 우아한 유산 찾기 ▲응답하라 1988의 동네, 쌍문동 역사 문학 투어 등의 답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백운석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문화재로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문화·역사적 가치가 높은 서울미래유산에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갖길 바란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참가 신청은 격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에서 이뤄진다. 시는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 밖에 자세한 답사별 일정과 내용, 준비물 등은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서울미래유산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서 매달 ‘이달의 미래유산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관심 있는 서울미래유산에 투표를 하는 행사다. 가장 최근 열린 5월 이벤트에서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광진구의 어린이대공원, 중구 서울역 고가도로 등 7개의 후보 가운데 더 알아보고 싶은 유산 하나를 꼽도록 했다. 이벤트 참가자 가운데 추첨으로 치킨이나 커피 쿠폰 등 경품도 증정했다.

    서울시는 올해 스티커와 사진 공모전, 온라인 문화 강좌 같은 시민 참여 행사도 활발하게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