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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작품활동을 펼쳐온 김동석 작가가
5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석과불식(碩果不食)’을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이번 전시는 1000미터 길이의 와이어 로프와 10미터의 평면설치에 수천 개의 복숭아 씨앗을 오브제로 제작한 설치미술과
30여년간 제작한 대표작 60점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그간 작가가 추구한 철학과 조형의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전시회다.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석과불식은 주역에 나오는 말이다. ‘씨 과실(석과)은 먹지 않는다(불식)’는 뜻을 담고 있다.
추운 겨울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뒤 새로운 생명이 재탄생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겼다.김이천 미술평론가는 “김 작가의 설치작품은 씨앗이라는 오브제의 생명성을
전시장이라는 열린 공간에 함축하고 확산하는 게 특징”이라며 “이전까지 씨앗 오브제를 평면에 붙여 회화적 조각으로서 평면과 입체,
색채와 물성의 조화를 유기적으로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조형방식”이라고 설명했다.작품에서 오브제를 엮은 줄들이 나누는 육면체의 공간 속에 군집의 씨알 형태의 원형 이미지는 철학적 관점에서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라는 한국전통의 우주관념인 ‘천원지방(天圓地方)’을 연상한다.
미학적으로는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루면서 균형과 변화를 드러낸다. 김 평론가는
“이런 철학적·미학적 조형성이 김 작가의 씨앗 오브제 설치의 결정체”라고 강조했다.씨알은 성장과 발전을 의미한다. 자신의 모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몸을 썩혀 생명을 환생시키는 희생정신을 드러내는 요소다. 김 작가의 씨앗 작업은 그런 의미에서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이타적 문화의 갈망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시각화로 해석할 수도
있다. 김 평론가는 “이번 김 작가 개인전이 갖는
의미”라며 “석과불식이 새로운 생명의 부활을 촉진하듯 씨앗
오브제가 철학적·미학적 언어로 소통되고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김 작가는 “1996년 ‘어머니의 사계’를 주제로 첫 개인전을 준비하며 설렘과 기대, 긴장감으로 시작했던 전시회가 어느덧 오늘에 이르렀다”며 “30여년의 창작활동을 연구·분석하고 앞으로 펼쳐질 30년을
준비·설계하고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김동석 작가 개인전 '석과불식' … 작품 60점 전시
-5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서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