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특성 파악해야 흔들림 없는 미래 개척할 수 있죠”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7.08 09:49

-조지 스튜어트 EF 美캠퍼스 총괄교장

  • 조지 스튜어트 EF국제사립학교 미국캠퍼스 총괄교장은 “요즘 학생들은 여느 때보다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세상을 살피기 이전에 스스로부터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항석 객원기자
    ▲ 조지 스튜어트 EF국제사립학교 미국캠퍼스 총괄교장은 “요즘 학생들은 여느 때보다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세상을 살피기 이전에 스스로부터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항석 객원기자
    “대학교 1학년 때 배운 지식이 졸업할 때면 쓸모없어지는 시대입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하는 탓에 앞으로 어떤 지식이 필요할지 누구도 알기 어렵죠.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지식을 강조하는 교육은 한계를 마주할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조지 스튜어트(George Stewart) EF국제사립학교 미국캠퍼스 총괄교장은 미래에는 자기 자신을 이해해 진로를 개척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때 학교는 학생이 자신을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끄는 학교는 어떻게 학생의 진로 탐색을 도울까. EF국제사립학교는 영국 토베이와 옥스퍼드, 미국 뉴욕에 캠퍼스를 둔 국제사립학교다. 스튜어트 교장은 뉴욕캠퍼스와 내년 가을학기에 개교할 캘리포니아캠퍼스를 맡고 있다. EF국제사립학교가 주관하는 진로 박람회 참석차 방한한 그를 만나봤다.

    ◇IB로 관심사 따라 학생이 직접 교육과정 설계

    그는 앞으로 학교가 학생의 진로 탐색을 도와야 한다고 단언했다. 학교는 학생이 자신의 흥미대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요즘 아이들은 여느 때보다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어요. AI(인공지능)의 발달로 직업이 대폭 사라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새로 생기는 직업들도 많아질 것이고요.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정을 쏟을 분야가 무엇인지부터 찾아야 흔들림 없이 미래를 개척할 수 있어요. ‘너 자신을 알라’는 고대 그리스의 명언이 오늘날 더 중요해진 까닭입니다.”

    단, 이때 학생이 자유롭게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스튜어트 교장이 이끄는 학교에서는 IB 디플로마(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국제 고교 학위 과정)를 통해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대학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으로 인정하는 IB 디플로마는 과목 선택권이 폭넓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과목군은 모국어, 외국어, 개인·인문사회, 과학, 수학, 예술로 이뤄져 있다. 학생은 최소 5개 과목군에서 6개 세부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그는 “경제, 철학, 패션, 디자인 등 학생의 관심사에 따라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 디플로마에서 필수 요건으로 정한 심화 장문 에세이도 주목할 만합니다.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심층적으로 공부하고, 연구 활동을 진행해 4000단어로 배운 바가 무엇인지 기술하는 형태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과목에 대한 관심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집니다.”

    다양한 교과 외 활동도 학생의 진로 호기심을 충족한다. 스튜어트 교장은 “교과 외 활동을 하며 학생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자유롭게 찾아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F국제사립학교 뉴욕캠퍼스는 STEM, 운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40여 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학교는 학생이 자유롭게 동아리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기존에 있는 동아리에서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없다면 직접 동아리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맞춤형 교육은 우수한 대입 성적으로 이어졌다. 작년에는 EF국제사립학교 졸업생 모두가 대학에 진학하고, 이 중 3분의 1이 세계 상위 100위 내 대학에 입학하는 성과를 냈다.

    ◇보딩스쿨에서 4C 역량 길러… 적응 돕는 상담제도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해 학교가 고민하는 건 아이들의 미래 역량이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아이들이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관심이 많다. “EF국제사립학교 미국캠퍼스는 교육계에서 4C 역량이라 일컫는 비판적인 사고(Critical Thinking), 소통(Communication), 협업(Collaboration), 창의성(Creativity)에 더해 공동체 친화력(Community)까지 기르고 있습니다.”

    스튜어트 교장은 “중요한 것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함께 지내는 것”이라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소통하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미래 역량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이때 보딩스쿨 제도가 도움될 것으로 봤다. 그가 재직 중인 EF국제사립학교는 전 세계 75개국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학생이 기숙학교에서 함께 생활한다.

    “여러 국적을 지닌 친구들과 지내며 아이는 한 단계 더 성장할 겁니다. 이러한 교우관계는 아이가 앞으로 사회에 진출해서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한몫합니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모인 만큼, 학교는 이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EF국제사립학교 뉴욕캠퍼스에서는 한국인 전담 상담사를 둬 아이들의 학교 적응을 도와주고 있다. “교육심리상담 박사 학위를 소지한 재미 교포 상담사에게 학생들은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것부터 성적과 진로 관리도 요청할 수 있어, 처음 마주하는 유학 생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상담사는 매년 한국 입학처를 찾아 학부모와 1대1 면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학부모는 아이들의 일상적인 고민까지 상세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낯선 환경에서 지내는 게 마음이 편치 않을 터. “아이를 자신의 품에서 떠나보내는 게 어찌 보면 두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무서운 일은 아이에게 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미래 사회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기르려면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