陸士, 필수과목서 ‘6·25전쟁사’ 제외... 文정부 때 선택과목으로 변경
백승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2.10.21 15:00

●“6·25戰爭史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은 뿌리를 잊는 것과 같아”(예비역 육군 대장)

  •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캡처
    ▲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캡처

    육군사관학교 졸업 필수 교과목에서 ‘6·25전쟁사’가 사라졌다고 조선일보가 21일 단독 보도했다. 육사는 2019년부터 일부 교과목을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꾸는 교과 과정 개편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6·25전쟁사, 북한의 이해, 군사전략 등이 필수 과목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육사 생도들은 6·25전쟁 이후 지난 수십 년간 선배들의 참전(參戰) 일화 등이 담긴 6·25전쟁사를 배워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육사는 2019년부터 6·25전쟁사와 북한학을 필수 과목에서 뺐다. 육군3사관학교(3사)도 작년부터 해당 과목을 제외했다. 이와 달리 공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는 6·25전쟁사 과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육사 교과 개편을 주도한 이들은 문재인 정부 시기 육사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교수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국회 국방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이듬해부터 ‘육사 개혁 사업’이 본격화됐다”며 “이에 6·25전쟁사, 북한의 이해, 군사전략을 기초·필수 교과목에서 빼버리는 조치를 추진했다”고 전했다. 당시 육사 내부에선 이 같은 개편에 반대하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묵살 당했다고 한다.


  • 1952년 1월 20일 육사 제11기생 입학식(왼쪽) 장면과 진해 학교 전경.
    ▲ 1952년 1월 20일 육사 제11기생 입학식(왼쪽) 장면과 진해 학교 전경.
    육사는 ‘국방전략’ ‘지휘관리’ ‘군사과학’ ‘군사공학’ 등 4개의 군사학 전공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문제의 교과 개편에 따라 6·25전쟁사는 ‘국방전략’ 전공자만 필수로 듣는 교과목으로 변경됐다.

    조선일보는 “지금의 육사는 사실상 6·25전쟁과 함께 태어났다고 봐도 무방한데 육사에서 6·25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은 뿌리를 잊는 것과 같다”는 예비역 육군 대장의 말을 전했다. 육사 37기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관·안보관·전략적 사고 형성 등을 위해 편성한 기초 필수 교과에서 6·25전쟁사가 제외된 것은 충격적인 문제”라면서 “지금이라도 바로잡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육사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율적 학습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글=백승구 조선에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