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채용부터 교육까지 ‘비대면’ 전환 바람 분다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6.01 14:16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 변화 가속도
-삼성 GSAT, 첫 온라인 실시… 관심 ↑
-기업 2곳 중 1곳 ‘비대면 교육 전환’

  • 한 구직자가 화상면접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 한 구직자가 화상면접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취업준비생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생애 첫 온라인 공채시험을 치렀다. A씨는 “온라인 시험이다 보니 손으로 직접 문제를 풀 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더라”며 “컴퓨터 화면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풀까도 생각했지만, 부정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감독관의 설명을 듣고 나서 더욱 조심스럽게 문제를 풀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기업의 채용부터 교육까지 비대면(온라인)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비대면이 핵심 키워드로 주목받는 만큼 기업이 전 분야에서 온라인 방식을 적극 채택하며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실시하는 필기시험과 면접 등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전엔 학교 고사장을 빌려 대규모로 시험을 봤지만, 응시생들이 각자 집에서 자신의 컴퓨터로 시험을 보는 식이다.

    지난달 30~31일 삼성그룹은 최초로 공채시험(GSAT)을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수만 명의 응시자를 대상으로 한 대기업 공채에 ‘온라인 시험’이 처음 도입된 만큼 큰 관심이 쏠렸다.

    이번 시험은 응시자가 개인 컴퓨터를 통해 시험을 치르고, 진행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모니터링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삼성은 서버 과부하와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하루에 2회(오전·오후)씩 2일간 총 4회의 시험을 실시했다. 응시 회차에 따라 문항도 서로 다르게 출제했다.

    첫 온라인 공채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은 ‘컴퓨터 화면으로 문제를 푸는 게 낯설어 어려웠다’ ‘고사장까지 직접 가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당초 우려와 달리 시험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삼성은 올해 하반기 온라인 공채시험 유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업은 채용 과정에서 필수적인 대면면접을 화상면접으로 대체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신입·경력 채용에 화상면접을 도입했다.

    고졸 채용도 마찬가지다. 오는 3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등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고졸 인재 일자리콘서트’에서도 화상면접을 진행한다. 교보생명보험, 디노스튜디오, LG U+고객센터, 하이텍팜 등 채용 참여 기업은 개별 부스에서 화상프로그램을 통해 구직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기존 일자리콘서트에서 실시하는 현장면접을 비대면으로 전환한 것이다.

    채용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실시하는 재직자 대상 교육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적자원(HR) 전문기업 멀티캠퍼스가 지난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국내 기업·기관 교육 담당자 34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1.9%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존 대면교육을 비대면교육으로 바꿔 진행했다”고 응답했다. 기업 2곳 중 1곳은 재직자 교육을 온라인교육으로 전환한 셈이다.

    하반기에도 비대면교육 선호도는 증가할 전망이다. 응답자 36.7%는 ‘6개월 내에 원격교육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년 이내’에 도입하겠다는 응답도 14.9%로 나타났다. ‘도입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10%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