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취업자 56% “이직ㆍ퇴사 생각”…경력개발 지원체계 구축 주장 나와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4.30 10:57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고졸 취업 확산과 후학습 정착 방안’ 포럼 개최

  • 지난해 10월 대전광역시에서 열린 고졸 일자리박람회 모습. /조선일보 DB
    ▲ 지난해 10월 대전광역시에서 열린 고졸 일자리박람회 모습. /조선일보 DB
    고졸 취업자의 56% 이상이 현 시점에서 이직이나 퇴사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졸 취업자를 위한 별도의 경력개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리는 ‘고졸 취업 확산과 후학습 정착 방안’ 포럼에서 김성남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마이스터고지원센터장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최하는 이번 포럼은 고졸 취업 정책의 현황을 공유하고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김 센터장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해 고졸 취업자 774명(2010년 이후 취업 기준)의 노동시장 정착 현황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고졸 취업자들의 향후 경력계획은 ▲현 직장 유지 38.2% ▲동일 직무 분야 이직 23.6% ▲다른 직무 분야 이직 22.5% ▲퇴사 후 대학 진학 10.5% 등으로 나타났다.

    출신 고교 유형별로는 직업계고 취업자가 일반계고 취업자보다 다른 직무 분야로의 이직이나 퇴사 후 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반면, 현 직장의 규모가 크고 임금 수준이 높을수록 현 직장 유지를 선택한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동일 직무 분야로의 이직을 희망하는 집단의 경우, ‘더 나은 고용 조건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7.9%에 달했다. 다른 직무 분야로의 이직을 희망하는 집단에서는 ‘현재 담당 업무가 나의 특성과 맞지 않아서(36.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고용 조건이 좋지 않아서 23.0% ▲전문가로의 성장가능성이 낮아서 21.8% 순으로 나타났다.

    현 직장 퇴사 후 대학 진학을 계획하는 이들은 ▲전문가로서 낮은 성장 가능성 25.9% ▲고졸 취업자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18.5% ▲고졸 취업 일자리의 낮은 임금 수준 17.3%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번 발표에 앞서 기존 연구에서도 고졸 취업자의 잦은 이직과 경력 이탈 현상은 꾸준히 지적됐다. 그러나 최근에도 이러한 현상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2017년 고졸 취업자 중 2회 이상 직장을 경험한 비율은 3년간 47.7%, 50.9%, 54.0%로 꾸준히 증가했다. 4회 이상 이직을 경험한 고졸 취업자는 같은 기간 10% 이상의 비율을 유지하며 다른 학력집단과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다.

    김 센터장은 “고졸 취업자의 안정적인 노동시장 정착을 지원하는 관점에서 이직을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인정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고졸 일자리의 근로여건 특성과 노동시장에서의 다양한 진로개발 가능성을 고려할 때 현 직장에서의 장기근속 유도뿐만 아니라 동일 혹은 다른 분야로의 이직 지원까지 정책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노동시장에 이미 진입한 고졸 취업자를 대상으로 취업정보와 상담을 제공하는 경력개발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취업 후 초기 경력단계인 2~3년 동안 워크넷 혹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포털사이트인 하이파이브 등을 통해 이들의 DB를 구축하고, 고졸 취업 정보와 관련 정책을 전달하는 창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현재 지역별로 산재한 고용센터의 경우, 고졸 취업자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고졸 취업자 경력개발지원센터(가칭)’ 등 별도의 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중앙·지역 단위별로 조직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 2010년 이후 고졸 취업자의 향후 경력계획(2018년 조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제공
    ▲ 2010년 이후 고졸 취업자의 향후 경력계획(2018년 조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