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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합예술학교에 석·박사 과정을 개설하는 내용의 ‘한예종 설치법’ 법안에 전국 사립 예술대학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문화예술법안 소위원회는 30일 한예종 설치법을 상정하고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립 예술대학은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모여 ‘한예종 특혜법 규탄대회’를 열었다.한예종 설치법은 한예종이 타 정규 대학들과 동일하게 석사 및 박사 학위 과정의 대학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한예종은 예술 영재를 일찍 발굴해 교육하고, 해외 유학을 가지 않아도 세계 무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전문예술인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 1993년 음악원을 시작으로 개교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예술학교다.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각종학교’로 분류돼 있어 석·박사 학위 수여가 불가능하다.석·박사 과정 개설은 오랜 기간 한예종의 숙원사업으로 이어져 왔다. 실제로 이번 법안 논의는 지난 1999년과 2004년에 이은 3번째 논의다. 한예종은 졸업 후 석·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해외 유학을 떠나거나, 예술전문사 과정은 석사 학위로 인정되지 않아 취업 등에 불이익을 당하는 학생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예종에서도 석·박사 학위 취득이 가능하도록 해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고, 국내 예술교육 수요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한예종의 입장이다.그러나 사립 예술대학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전국예술대학총학생연합회는 30일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이를 반대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29일 전국예술대학총학생연합회와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회는 한예종의 석·박사 개설은 예술교육의 자율적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설치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30일에는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한예종 독점법 폐기하라’는 목소리를 냈다.이들은 “문체부 소속기관인 한예종에 교육부 인정 석·박사 학위 과정을 신설하는 것은 영재교육원부터 박사 과정까지 한예종 안에서 수직계열화해 독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아부터 박사 과정까지 모든 것이 한예종 안에서 이뤄지며 문화예술 생태계를 흐리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또한 “교육부가 아닌 문체부 소속인 한예종은 관련 정보 및 물적 지원은 물론, 교수 요원도 예술대학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다”며 “만약 한예종이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 체제를 운영한다면 문체부가 아니라 교육부 소속으로 변경해 다른 예술대학과 같이 대학평가와 재정지원 등에서 형평성을 감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한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역시 한예종 설치법의 폐기를 촉구하는 반대공문을 교육부 등에 보냈다고 밝혔다. 한예종과 전국 사립 예술대학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다.글=강여울 조선에듀 기자(kyul@chosun.com) #조선에듀
예술대학vs한예종...전국 사립 예술대학, 한예종 설치법 규탄대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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