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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기숙사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쓰기로 하면서 학생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서울·경기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학 기숙사를 치료 시설로 긴급 동원하고 있다. 경기대와 서울시립대가 그러한 경우다. 경기대는 오늘(17일)부터, 서울시립대는 22일 이후 기숙사의 생활치료센터 전환이 이뤄진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제대로 된 지원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퇴거일을 정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경기대 학생들은 언론을 통해 14일 이 같은 사실을 접했고, 16일까지 기숙사에서 나가야만 했다고 주장한다. 이 학교 2학년 정모씨는 “정해진 기숙사 계약 만료기간은 19일까지”라면서 “종강 후 학교에서 근로 활동을 하거나 계절학기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립대학도 아니고 사립대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 “대학 기숙사가 아니라도 코로나19 사태로 비어 있는 연수원이 많다” 등의 글도 이어진다.
서울시립대 학생들도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16일 “코로나19의 3차 유행 속에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는 데는 공감한다”며 “하지만 학교의 공식적인 공지와 생활치료센터 지정 이전 학생들의 여론 수렴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통보는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매체를 통해 소식을 접하면서 재학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관련 회의에 총학생회 대표를 배석하고 시와 협의한 내용을 빠르게 공지해 학생들이 정확한 내용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방학 중 기숙사에 거주할 예정이었던 학생들에 임시 거주지를 마련하고 대학 내 접촉 감염 대응책 수립, 생활치료센터 전환 뒤 치러질 기말고사 시험 전면 비대면화 등을 요구했다. 학생회 관계자는 “학생들이 애용하는 중앙도서관이 기숙사와 매우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철저한 방역 준수로 대학 구성원들의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화하고 접촉 감염이 발생할 시의 대응책을 면밀하게 준비해 공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내부 반발에 대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부득이하게 귀가가 어려운 학생들의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면 검토 후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교외 별도 숙소에 배정하겠다”며 “감염 우려를 막기 위해 생활치료센터 운영 전후 소독과 방역도 철저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대 관계자는 “학교 인근에 학생들이 묵을 시설을 마련했으며 계약 만료 전 퇴거했다는 점을 고려해 집으로 돌아가는 데 필요한 경비도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도청 관계자는 “경기대 기숙사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대학 측에 충분히 양해를 구했다”며 “이재명 도지사가 총장과 면담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한 14일에는 학생 대표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hajs@chosun.com
코로나 치료센터로 바뀌는 기숙사…대학생들 “일방적 통보” 주장
-의견 수렴 없이 기숙사 치료센터로 전환했다며 반발
-대학 내 코로나19 감염 방지 위한 대응책 수립 등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