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체험학점제’ 교수진 외부 전문가로 확대 필요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2.24 11:47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대학 진로교육 새 방향’ 분석
-학생이 설계한 프로젝트를 대학 학점 인정하는 제도

  • # 서울의 한 대학에서 생물공학을 전공하는 A씨는 올해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안티에이징 화장품 성분을 개발했다. 연구하던 효소가 안티에이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실험을 통해 발전시킨 결과다. 이러한 활동은 대학에서 운영하는 진로체험학점제를 통해 9학점으로 인정받았다. 다만 실제로 성분을 화장품으로 사업화하는 것은 막막하다. A씨는 “진로체험학점제에서 화장품 업계 실무자의 지도를 받을 수 있었더라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진로체험학점제는 학생이 설계한 프로젝트를 대학이 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이러한 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도교수진을 산업계 전문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은 ‘대학 진로교육의 새로운 방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24일 이같이 밝혔다. 직능원은 ‘2018년 대학 진로체험학기제 설문조사’와 ‘2019년 대학 진로체험학점제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학생 1033명의 응답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은 대부분 3학년 이후 진로체험학점제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학년 1학기에 참여한 비율이 27.2%로 가장 많았다. 4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는 19.9%, 3학년 2학기는 19.6%로 나타났다.  

    참가 동기는 ‘새로운 분야 도전’이 가장 많이(33.6%) 꼽혔다. 전공 또는 교앙지식에 활용하기 위해(26.9%), 향후 진로 결정에 도움을 얻기 위해(26.6%) 참가한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참여한 후의 성과로는 ‘문제해결력, 종합 사고력, 창의력, 협동능력 등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답변이 4.32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향후 진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됐다(4.29점), 직업 선택에 필요한 실무능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4.21점)는 답변이 뒤따랐다.  

    이수 형태는 학기마다 정규교과와 병행하는 것을 희망하는 비율이 31.2%로 가장 높았다. 다만 진로체험교과목만 한 학기 몰입하는 방법을 희망하는 비율도 24.6%를 차지했다.  

    지도교수는 외부 전문가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45.2%의 학생이 이에 공감했다. 학과 비전임교원 또는 전임교원으로 제한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은 각각 25.2%, 28.6%였다.  

    학과 지원을 강화해야 할 부분을 묻는 문항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프로젝트 수행과 관련해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의 참여 확대’가 5점 만점 중 4.19점으로 가장 높았다. 진로체험학점제 종료 후 연계 활동 강화(4.12점), 진로체험학기제 예산 지원 확대(4.08점), 교과목 학점 이수 구분 유연화(4.03점), 담당 부서의 서비스 확대(3.92점) 등도 지원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혔다.   

    이번 분석에선 진로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진로결정자기효능감, 진로준비행동, 진로결정수준, 학교생활만족도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높아졌다. 각각 5점 만점 척도에서 0.258점, 0.216점, 0.409점, 0.211점 올랐다. 다만 전공만족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욱 직능원 연구위원은 “대학 진로교육은 학생의 학습주도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이뤄져야 하며, 진로체험학점제는 이를 위한 적절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지도교수를 외부전문가까지 확대하려면, 유연한 학사제도 개편과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