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대학생 방학 풍경 어떨까? ‘QR찍고 손 닦고’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7.13 10:24

-스터디카페·학원 등도 방역 총력 기울여
-대학생들 “공부환경 다양하게 바뀌었다”

  • 파고다어학원 종로점 입구에서 수강생이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QR코드를 스캔하고 있는 모습./파고다어학원 제공.
    ▲ 파고다어학원 종로점 입구에서 수강생이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QR코드를 스캔하고 있는 모습./파고다어학원 제공.

    코로나19 사태속 대학생들의 방학 풍경이 바뀐 모습이다. 도서관 휴관이나 단축운영 등으로 갈 곳이 줄어든 학생들은 스터디카페 등으로 몰리고 있고, 학원 등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장소들도 더욱 방역에 집중하는 등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대비에 힘쓰고 있다.

    대학생들은 손소독제 비치나 QR코드 명부 등 예전보다 강화된 방역 조치에 안도하는 모습도 내비치지만, 관리자들의 방역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최근 방문한 서울 성동구의 한양대 인근 스터디카페는 70여개 좌석 중 한 자리를 제외하고 만석이었다. 대부분의 이용객이 대학생으로 보였다.

    이용객 김모(26·남)씨는 “방학을 맞아 매일같이 여기에 오고 있다"며 “딱히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현재 다수의 대학 도서관이 단축 운영되는가 하면, 공공도서관도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임시휴관이 장기화되고 있다.

    다른 스터디카페도 사정은 비슷하다. 좌석의 약 80% 이상이 차 있었다. 입구에는 정부지침에 따라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니 협조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었고, 곳곳에는 손소독제가 비치돼 이용객들은 수시로 이를 이용했다.

    코로나19 속 첫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은 감염 위험 등 고려할 것이 하나 더 늘어난 모습이다. 한양대에서 만난 한 여학생은 “불안해서 가급적 집에서 공부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개인 손소독제로 수시로 손을 닦으며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친구와 함께 스터디카페로 공부하러 왔다는 최모(21·남)씨는 “평소 같으면 학교 도서관에 갔겠지만 단축 운영을 해 어쩔 수 없이 스터디카페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예전에 비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씨는 “아무래도 건강문제도 신경이 쓰인다”면서도 “그래도 코로나19 초반보다 방역에 신경을 쓰는 곳이 많아 그나마 안심이 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또한 방학 시즌 토익 공부 등 대학생들이 주로 찾는 어학원들도 방역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QR코드를 찍는 신풍경이 눈에 띈다. 300인 이상의 대형학원은 '고위험시설' 군으로 분류돼 방문자들은 개인별로 만든 QR코드를 의무적으로 찍어야 한다. 강의실에 들어서기 전에는 열화상 카메라 혹은 체온계를 통해 체온을 측정하고, QR 코드 명부 등록 절차를 진행한다.

    종로의 파고다어학원은 관리 요원들이 입구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치지 말고 제대로 착용해 달라”고 안내하는가 하면, 강의실 좌석에는 한 좌석 건너 하나꼴로 스티커를 붙여 이용가능한 좌석을 표시해 놓았다. 일부 회화수업 강사는 입모양을 가리지 않기 위해 투명 마스크 등도 사용한다.

    파고다어학원 관계자는 “학원 등록이나 상담을 위해 방문했을 때도 반드시 방문 기록을 남기고, 만약 스마트폰이 없거나 고장났다면 건강 상태 질문서를 수기로 작성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방역’이라는 과제가 학원에도 퍼졌다”고 덧붙였다. 한 수강생은 “코로나19로 인해 공부 환경이 다양하게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화된 방역에 안주하지 말고 관리자들이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관리자들의 계속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소독제가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강의실 내에는 학생간 거리가 충분히 확보됐는지 등 관리자들이 스스로 점검하고 방역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학생들에게도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한 김 교수는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학원 강사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강의실 환기를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등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