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담배 피우면 학점 낮아진다
이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04.01 10:06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대학생 음주·흡연 성적 영향 분석
-주당 3~4회 술 마시면 졸업 평균 평점 1.2점 낮아져
-한개비라도 흡연한 대학생은 비흡연자보다 2.3점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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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이 술을 주당 3~4회 이상 마시면 졸업 평균 평점이 1.2점 이상 낮아지고, 담배를 1~5개비 이상 피우면 2.3점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은 최근 대학교 졸업생의 음주와 흡연이 학업 성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2017년 9월 1일을 기준으로 조사한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를 토대로 대학 졸업생 12만824명의 졸업 평점을 분석한 결과다. 대학에 따라 학점 기준이 4.5점과 4.3점 등으로 달라 100점으로 환산해 비교했다.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학 졸업생 가운데 85.2%가 음주자다. 성별의 편차는 크지 않고, 음주 횟수는 월 1~2회(38.5%)가 가장 많다. 주 1~2회(32.2%)와 연 1~2회(8.6%) 순이다. 주 3~4회 이상 음주자도 5%로 나타났다. 19세 이상 국민의 평균 음주율(77.2%)보다 높은 수준이다. 

    흡연 비율은 17.6%로, 19세 이상 국민 평균 흡연 비율(18.1%)과 크게 유사하다. 음주와 달리 성별의 편차가 크다. 남성 흡연율은 29.4%로, 여성 흡연율은 3.2%로 나타났다. 흡연량은 하루 6~10개비(8.6%)가 가장 많았고, 1~5개비(3%) 등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음주는 빈도가 높을수록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졸업생의 성적이 음주집단에 비해 높았다. 술을 마시지 않는 졸업생의 졸업 평균 평점은 81.5점으로 나타났다. 월 1~2회 음주자는 81.1점으로, 연 1~2회 음주자는 81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주 1~2회 음주자는 80.3점으로, 주 3~4회 음주자는 79.4점으로 나타났다. 거의 매일 마시는 음주자의 졸업 평균 평점은 79점이다. 

    이와 달리 흡연은 양과 관계없이 흡연 자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금연자의 졸업 평균 평점은 81.4점인데 반해 1개비라도 피우는 흡연자의 졸업 평균 평점은 78.2점으로 나타났다. 

    실제 음주와 흡연은 뇌의 기억력 형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정설이다. 술을 마시면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뇌의 기능이 떨어진다. 흡연은 혈류의 흐름을 막아 역시 뇌의 기능을 저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회가 학생의 잦은 음주를 막고 흡연을 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는 대학생의 음주에 관대하고 장려하는 문화적 영향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박천수 직능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학 캠퍼스 내 금주 규정을 강화하고, 대학과 정부가 학생의 금연을 체계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며 “음주와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에 대한 교양강의와 세미나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위원은 “술과 담배는 기호품이나 대학생의 교육에는 사회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일 때만이라도 술과 담배를 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