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개大 총장 “대학ㆍ전공 간 경계 허물고 연구 개방성 높여야”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8.31 12:45

-31일 오전 한국고등교육재단서 '아시아 주요 대학 총장 특별강연' 열려

  • 31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아시아 주요 대학 총장 특별강연’에서 북경대, 복단대, 인민대 등 중국 6개 대학 총장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오푸름 기자
    ▲ 31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아시아 주요 대학 총장 특별강연’에서 북경대, 복단대, 인민대 등 중국 6개 대학 총장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오푸름 기자
    “이제 대학은 모든 경계를 허물어야 합니다.”

    31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아시아 주요 대학 총장 특별강연’에 참석한 린젠화(Lin Jianhua) 중국 북경대 총장은 이 같은 말을 반복해 강조했다. 이날 ‘미래 지식사회와 대학’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은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중국 6개 대학 총장들의 기조발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중국 6개 대학 총장들은 “미래 사회의 대학은 인재육성과 연구 방식에서 혁신을 꾀해야 한다”며 각 대학이 추진한 혁신 방안을 소개했다.

    ◇인재 육성 방식 변화해야…"학생 스스로 자유전공설계"

    중국 6개 대학 총장은 “중국 대학은 그간 빠른 속도로 양적·질적 발전을 이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린 총장은 “최근 들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 등을 통해 지식이 쉽게 보급되고 있다”며 “이제 대학은 지식 전파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잃어버린 셈”이라고 풀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총장들은 인재 육성 방식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웅(Jin Xiong) 연변대 총장은 “미래 지식사회에서 대학이 제 역할을 다하려면 인재 육성 시스템의 품질을 높이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학습자 중심의 학습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좋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공별, 단과대별 장벽을 허물어 다학제적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며 “또한 대학은 보다 국제적인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국제화에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경대의 경우, 대학 안팎으로 전공 또는 단과대학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린 총장은 “대학 내에서 여러 학과를 융합한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학 밖에서도 북경대와 칭화대 간 바이오학과 연구 교류를 진행하는 등 다학제적 연구를 활발히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과대학 간 융합 프로그램인 ‘키(Key)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사회과학대학이나 의과대학을 묶어 이론과 실습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전공필수 이수학점을 줄이는 등 학생들이 자유롭게 전공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린 총장은 사회적 자원을 충분히 이용하기 위해 지방 정부와 협력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개방적ㆍ협업적인 연구시스템 강조

    이날 기조발제에 나선 류웨이(Liu Wei) 인민대 총장은 “미래 지식사회에서 대학은 기존의 지식 생산자 역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서비스 제공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인공지능(AI) 개발 관련 지침이 사례로 제시됐다. 공커(Gong Ke) 전 남개대 총장은 “작년 7월 발표된 중국 정부의 AI 개발 관련 지침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개방적이고 협업적인 연구시스템을 마련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대학도 마찬가지”라며 “이러한 개방은 국내로 제한되지 않고 해외 연구기관과도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상하이 지역에 있는 복단대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세 종류의 과학기술혁신센터를 설치했다. 슈닝셩(Xu Ningsheng) 복단대 총장은 “다학제적 연구가 가능한 국제연구소와 사회현상연구소, 집적회로 개발과 관련된 퀀텀 기술 연구소 등 세 종류의 연구소를 캠퍼스 내에 마련했다”며 “세 연구소 모두 개방돼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연구시설을 활용해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더욱이 복단대는 연구 문화의 통합을 바탕으로 한 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슈 총장은 “매년 상하이포럼을 주관하며 37개 국가와 수십개의 연구기관이 협업하고 있다”며 “아시아 대학들도 혁신에 관한 아이디어를 교류해 함께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