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학제, 2+4년제ㆍ통합 6년제 병행하자"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2.01 06:00

-교육부, 약학대학 학제개편 공청회 개최
-정책자문위원회 “대학별 여건에 맞게 약학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자” 건의

  • 약학대학의 학제를 현행 편입 방식(2+4년제)과 신입 방식(통합 6년제)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학별 여건에 맞게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되, 각 대학은 하나의 학제만 선택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간 2+4 방식의 약대 학제가 이공계 학생 이탈을 심화하고 약학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주장이다.

    하연섭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1일 오후 2시 서울교육대학교 에듀웰센터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리는 ‘약학대학 학제 개편 방안에 관한 공청회’ 발제자로 나서 이런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사전 배포한 발제문에서 “매년 약대 편입생 1800여명 중 화학, 생물계열이 1100여명을 차지해 이러한 현상이 10년 동안 지속될 경우 1만명 이상의 기초과학 인력이 유출됨에 따른 이공계 등 기초학문 황폐화 문제 해소가 절실하다”며 “약대 편입학생 중 2학년 이수 후 공백 없이 바로 진학하는 학생 비율은 8.7%에 불과하고 2년 이상 경과 후 진학하는 학생이 66%에 이르는 등 약대 편입을 위한 시간적, 경제적 손실이 심각하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이의경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역시 “2+4체제의 장점 중 하나가 학생의 진로 선택 기회의 확대 등 선택권 보장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매우 크다”며 “이공계 대학의 학생 이탈로 노벨상 수상자가 한명도 없는 우리나라에 기초 과학의 미래가 더욱 어두워지고 있고, 편입 방식의 약대 입시로 사교육비는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2+4 학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이 유일한데, 미국에서 2+4체제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대학 교육이 개방형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약대 학제는 약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난 2006년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업연한 4년의 신입생 선발 방식에서 현행 수업연한 6년의 편입생 선발 방식으로 전환된 바 있다. 그러나 약학계, 이공계를 중심으로 약학교육의 기초교육과 전공교육의 연계성 약화, 약대 편입을 위한 이공계 학생 이탈 가속화, 약대 입시를 위한 과도한 사교육비 등을 이유로 약대 학제를 현행 2+4년제에서 통합 6년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돼 왔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9월부터 약대 학제개편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약대 학제개편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정책자문위원회는 2+4년제의 성과 및 문제점, 약대 학제개편 대안에 대한 이해관계자 토론 등을 거쳐 정책건의안을 마련했다.

    정책건의안은 현행 2+4년제 및 통합 6년제 대안 중 대학별 여건에 맞게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되 각 대학은 하나의 학제만 선택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통합 6년제 전환 대학은 1)타 학과 정원조정을 통해 편제정원 유지 또는 2)타 학과 정원조정이 없는 경우 대학설립운영규정 상 4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연섭 교수는 “현행 체제와 통합 6년제를 병행하는 이유로는 통합 6년제 전환에 따른 정원조정의 어려움이 있는 대학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청회는 약대 학제개편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 및 정책자문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마련된 정책건의안에 대한 학생, 학부모, 이공계 등 이해관계자 및 일반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유경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이의경 성균관대 약학과 교수, 임기영 아주대 의대 교수, 김성진 이화여대 화학나노학과 교수, 박명훈 강원대 약대 학생, 백선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강홍준 중앙일보 기자 등이 패널로 참가한다.

    교육부는 "정책자문위원회의 정책건의안과 이번 공청회 의견 수렴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대 학제개편 추진 방안을 확정하고 상반기 내 법령 개정 등 필요한 후속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