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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반계고와 직업계고 등에서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경험한 학생 10명 중 9명은 진로와 적성에 따른 교과목 선택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5학년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내 진로·학업설계 지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오후 2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인공지능 시대의 직업세계와 교육세계의 변화’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운영한 일반계고·직업계고 소속 교사·학생·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
이날 정윤경 직능원 진로교육센터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고교학점제 도입과 진로교육의 개편과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생 중 진로와 적성에 따른 교과목 선택이 ‘쉬웠다(쉬운 편이었음, 매우 쉬웠음)’고 응답한 비율은 일반계고 13.5%, 직업계고 16.9%에 불과하다.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른 교과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계고와 직업계고 학생 모두 진로와 적성에 따른 교과목 선택을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과목 선택 관련 안내와 정보가 부족해서(28.2%)’ 다. ▲나의 적성을 잘 모르고 진로를 못 정함 22.5% ▲교과목 선택이 전반적으로 복잡하고 이해 어려움 16.3% ▲나의 적성과 진로와 맞는 교과목인지 확신 부족 7.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를 통해 진로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실제로 조사 시점(올해 7월) 기준으로 진로·소질·적성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해 수강하고 있다는 비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진로 등에 맞는 교과목 선택해 수강하고 있다는 답변은 일반계고 51.4%, 직업계고 53.1%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진로·학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진로·학업계획서 작성이 수월했는지에 대해 일반계고는 평균 2.9점, 직업계고는 평균 3.0점을 줬다. 진로·학업계획서 작성이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현재 재학 중인 학교에서 고교학점제를 경험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은 낮게 나타났다. 고교학점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거나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일반계고 59%, 직업계고 56.3%에 불과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고교학점제를 잘 모르고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로·학업설계와 관련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장 우선으로 지원받고 싶은 사항은 ‘개인 진로상담 강화’다. 일반계고 28.1%, 직업계고 25.7%가 이를 선택했다. 이어 ▲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와 진로·학업계획 방법을 더 상세히 안내하는 것(일반계고 20%, 직업계고 17.4%) ▲중학교 때 고등학교 입학 후의 진로에 대해 더 잘 안내하는 것(일반계고 19.6%, 직업계고 30.3%) 등으로 나타났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주로 대학입시에 초점을 맞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일반적이고 경직된 진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유연한 진로교육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개인 맞춤형 진로상담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정 선임연구위원은 ▲학교 내 고교학점제 진로교육 협의체 제도화 ▲학교 내 진로교육 전담부서 마련 의무화 ▲심도 있는 진로결정을 위한 진로전담교사 증원 ▲중·고교 ‘진로와 직업’ 교과 선택 필수화와 성취기준 보완 등을 제안했다.
토론에 참석한 이주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은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중학교에서부터 진로교육을 통해 고교학점제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고교학점제 연계방안 등을 차후 연구할 필요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희망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제도다. 올해 마이스터고에 전면 도입됐으며 2022학년도 직업계고에 전면 도입, 일반계고에 부분 도입될 예정이다.
lulu@chosun.com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학생 10명 중 9명 “과목 선택 쉽지 않아”
-교과목 선택 정보 부족하고, 진로 못 정했기 때문
-‘고교학점제 잘 알고 있다’는 학생도 절반 그쳐
-“개별 학생 대상 맞춤형 진로상담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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