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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을 목적으로 설립한 영재학교 8곳 신입생 10명 중 7명은 수도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권 중에서도 ‘사교육 특구’인 서울 강남구나 성남시 출신이 많았다.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세상)과 국회 교육위원회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영재학교 8곳의 입학생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조기 발굴해 능력·소질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잠재력을 계발하는 교육기관이다. ▲경기과학고등학교 ▲광주과학고등학교 ▲대구과학고등학교 ▲대전과학고등학교 ▲서울과학고등학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한국과학영재학교 등 8곳이 있다. 학교별로 80명~130명을 매년 선발한다. 지역 안배에 따라 전국 8곳에 각각 설치했으나, 학생 선발은 전국단위로 횟수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2019학년도 전국 8곳 영재학교 입학자는 834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과 경기지역 중학교 출신 입학자는 585명(70.1%)으로 나타났다. 서울 38.2%, 경기 31.9%다. 서울·경기지역 학생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별 입학자 비율에서도 서울·경기 출신 비중이 컸다. 입학생 절반을 지역인재로 선발하는 광주과학고를 제외한 영재학교 7곳은 모두 절반 이상을 서울·경기 출신이 차지했다. 서울·경기지역을 제외한 지역에 위치한 세종예술과고와 대전과고의 서울·경기지역 출신 비중은 각각 74%와 69.5%로 나타났다. 부산에 위치한 한국과학영재고와 대구에 설치된 대구과학고 역시 64.5%, 50.5%로 나타났다. 광주과학고의 서울·경기지역 출신 비율은 32.3%다.서울·경기 지역 내에서도 사교육 특구 출신 신입생 비율이 높았다. 사교육세상과 신 의원실이 입학생의 출신학교가 위치한 시·구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전체 입학생 319명 가운데 233명(69.9%)이 강남구와 노원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중학교 출신으로 드러났다. 경기지역에서도 고양시와 성남시, 수원시, 안양시, 용인시 중학교 출신 합격자 수(190명)가 전체 경기지역 입학생(266명)의 대부분(71.4%)을 차지했다. 신 의원 측은 “학원가가 밀집한 지역의 쏠림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실제 사교육기관은 영재학교 입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교육세상과 신 의원실이 사교육기관 3곳의 2019학년도 영재학교 입학생 실적 홍보물을 통해 확인한 결과, 3곳에서만 420명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정원 834명의 절반에 달하는 수다. 사교육세상 측은 “다른 사교육기관의 입학생 합격 인원까지 고려하면 영재학교 정원 834명 가운데 대다수의 학생은 사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영재”라고 분석했다.신 의원은 “영재학교 학생은 각 지역의 영재가 아니라 사교육으로 무장한 수도권 학생”이라며 “교육부는 수도권 학생의 입시학원으로 전락해 설립 취지를 상실한 영재학교 실태를 파악하고 교육개혁에서 다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보다 강경한 주장도 나온다. 사교육세상은 “정부는 영재학교가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의 정점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단기적으로) 환경·사회·경제적 특권을 보장하는 시험 문제풀이 방식의 입학전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지역·계층 간 분리의 상징이 된 영재학교를 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위탁교육기관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곳 영재학교 학생 10명 중 7명은 서울·경기
-‘강남·양천·고양·성남’ 등 사교육특구에 쏠림현상 뚜렷
-신경민 “논의 시작해야” 사교육세상 “장기적으로 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