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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입시 경쟁’은 지금부터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다음 날인 16일, 35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 모여들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의 ‘2019 대입설명회’를 듣기 위해서다.
강당에는 행사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다. 맨 앞자리에 선 박모(55·서울 양천구)씨는 “이번 수능은 ‘불수능’을 넘어 ‘지옥불수능’이었다”며 “예상보다 안 좋게 나왔어도 딸의 점수를 재료 삼아 보다 나은 요리를 만들려면 설명회에서 정보를 얻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회장을 찾은 이유를 말했다.
좌석은 강연 시작 30분 전에 꽉 찼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강당 뒤편에 서서 강의를 지켜봐야 했다. 행사에 참석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모두 예상보다 낮은 수능 점수에 좌절한듯한 분위기였다. 전날 시험 난도가 높았던 탓이다. 특히 국어 1등급(원점수 기준) 커트라인이 80점대로 예측된 건 현재 수능 체제가 도입된 지난 2005년 이후 이번이 처음.
경기 하남에서 두 시간 걸려 설명회장에 왔다는 학부모 호미경(53)씨는 “아들과 가채점을 해보니 수시에 지원한 대학 중 한 곳만 최저 등급을 맞추는 수준”이라며 “아들은 일단 논술에 집중하도록 학원에 보내고 틈새를 노려 정시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지 파악하려 직접 설명회에 왔다”고 했다. -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로 수시모집 대학별고사를 치를지, 정시모집에 지원할지를 판단하게 된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임성호 대표이사와 오종운 평가이사, 김명찬 학력평가연구소 소장, 장문성 종로학력개발원 원장 등이 무대에 올라 수시와 정시모집에 관해 설명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임 대표이사는 “지원 전략을 짤 때 영역별 원점수에 크게 연연하지 말고 대학에서 반영하는 표준점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목 간 난이도가 달라 원점수가 높더라도 표준점수가 낮게 나오거나 원점수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표준점수가 높게 나오는 일이 종종 발생해서다. 그는 “만약 정시에 집중하겠다면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각 대학의 과목별 반영 비율, 수학 유형에 따른 가산점 여부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예로 서강대의 경우, 정시에서 수학영역 반영 비율은 약 46%인 반면 이화여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25%다. 따라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수능 반영 비율을 가진 대학을 찾아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정보 하나라도 놓칠세라 휴대전화로 강연 장면을 녹화했다. 강당 화면에 뜬 설명자료를 카메라로 찍거나 들은 내용을 수첩에 빠르게 메모하는 수험생도 부지기수였다.
수시에서 요구하는 최저학력기준을 채우지 못해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더해졌다. 김 소장은 “만약 1~3점 차로 해당 등급을 만족하지 못한 경우라도 대학별고사를 치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성적이 발표될 때 등급 커트라인이 예상보다 낮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대입 과정에서 이뤄지는 면접은 ‘서류형’과 ‘제시문형’으로 나뉘는데, 주어지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제시문형의 경우 대학 홈페이지에 나온 전년도 문제를 미리 살피고 가면 좋은 점수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성적표가 나오기 전 정시 합격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 싶다면 입시업체들이 제공하는 ‘온라인 합격 예측 서비스’를 이용해볼 것”이라고도 했다.
불수능에 대입설명회 인파 몰려…본격적인 ‘입시 경쟁’ 시작
-수능 다음날인 16일, 종로학원하늘교육 이화여대 대강당서 ‘대입설명회’ 개최
-“수시 최저학력기준 걱정돼도 대학별고사 가는 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