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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한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숨진 A 양은 방학 기간에 소셜미디어(SNS)에서 친구와 선배에게 협박을 받았고, 개학이 다가오자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4층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마다 신문과 방송에는 학교 폭력 사건이 수시로 보도됩니다. 대부분 국민은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피해 사례는 점점 늘어납니다. 교육부에 따르면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린 건수는 2013년 1만7749건에서 지난해3만1240건으로 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주먹이 말보다 더 세다'고 판단하곤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예를 들어 철수라는 학생이 끊임없이 폭언을 쏟아내는 친구를 밀쳤다고 합시다. 이를 지켜본 친구들과 선생님은 철수를 가해자로 생각하기 쉬울 겁니다. 하지만 철수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철수는 친구의 독설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겁니다. 밀쳐서 생긴 팔의 상처와 가슴 속에 숨겨진 상처 중 어떤 것이 더 아픈지 누가 비교할 수 있을까요?
욕이나 협박과 같은 언어폭력도 학교 폭력에 포함됩니다. A 양도 결국 언어폭력으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는 환경에서 언어폭력의 위력은 더 커집니다. 스마트 기기만으로 누군가에게 쉽게 폭력을 가할 수 있으니까요. 집에 혼자 있을 때도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언어폭력은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말하기 전에,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게시물을 올리기 전에 한 번 더 상대방 입장을 떠올려보면 됩니다. 그러면 내 말과 글이 신중해지고, 타인에게 주는 피해가 줄어듭니다. 태권도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는 것을 넘어 배려하는 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우선 수련방식 자체가 배려 없이 진행될 수없습니다. 대련을 할 때는 상대에 대한 예를 갖춰야 합니다. 단체 시범을 연습할 때는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웁니다. 인성을 중시하는 교육도 하지요.
'태권도 정신'에 따라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학교 폭력을 근절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주먹보다 무서운 '언어폭력'… 태권도 정신으로 타파!
[인성 칼럼] 국기원과 함께하는 학ㆍ폭ㆍ격ㆍ파!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