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과학기술 경쟁력 저하 우려…2022 수능에 기하, 과학Ⅱ 반영해야"
방종임ㆍ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7.25 12:00

-'2022 수능 수학ㆍ과학 바로 세우기' 기자간담회 열어 성명서 발표

  • 과학기술계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교육부의 ‘학습부담 경감’ 정책을 중단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가칭 ‘미래교육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 손현경 기자
    ▲ 과학기술계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교육부의 ‘학습부담 경감’ 정책을 중단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가칭 ‘미래교육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 손현경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학ㆍ과학 교육의 축소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일입니다. 학습부담 완화를 이유로 미래 과학기술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교육정책은 중단돼야 합니다.”

    우리나라 주요 과학기술계 주요 단체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범위에 ‘기하’와 ‘과학Ⅱ’를 넣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25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13곳의 과학기술단체들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2 수능 수학ㆍ과학 바로 세우기’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발표했다. 이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는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기회 제공인데, 교육부의 시안은 이공계열 진학생의 교육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과학기술계는 더 이상 수학ㆍ과학 교육과정 및 수능 출제범위의 축소를 지켜볼 수 없으며 개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교육부가 지난달 대입정책포럼을 열고 '2022학년도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의 방향으로 수학은 문이과 공통과목(수학ⅠㆍⅡ)과 함께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 또는 미적분 중 하나를 고르도록 하고, 탐구영역의 경우 과학Ⅱ를 출제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 시안 중 수학에 대해 과학기술단체는 3가지 점을 지적했다. 먼저 ▲인문계열과 이공계열 진학생에게 요구되는 수학의 학습 내용과 수준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며 ▲수학 수능 과목을 택1 할 경우 과목간의 난이도 조정이 어렵과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로 인해 선발시험으로서 수능의 한계점을 드러내게 된다는 점 ▲교육부 시안은 문이과 통합이 아니라 문과로의 통합 구조이며, 이공계열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 및 경쟁력 상실, 이공계열 진학생들의 상위 등급의 변별력 저하 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들었다.

    과학 과목에 대해서는 ▲사회탐구 과목(9개 과목)에 비해 과학탐구 과목(4개 과목)이 턱없이 부족해 학생들의 다양한 과목선택권을 보장할 수 없으며 ▲2015 교육과정의 과학Ⅰ과 과학Ⅱ을 합해 각 영역의 완전체가 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수능 과학Ⅰ과목만을 수능 출제대상으로 할 경우 반쪽자리 공부가 돼 대학의 이공계열 전공 공부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점 ▲또한 세계 어느 국가도 이공계열 진학생을 위한 대학수학능력을 판가름하는 시험에서 과학Ⅱ를 평가하지 않는 국가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해외 주요국은 수학ㆍ과학교육 강화에 앞장서는데 반해 지금 우리는 세계 흐름과 역행하고 있다”며 “이미 이공계 대학들이 기초과목을 배우지 않은 학생을 가르치느라 애를 먹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교육부가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안을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하와 과학Ⅱ 등을 제외해 학습 부담을 줄이는 것은 수능이라는 밥상에서 건강한 음식을 치워버리는 격”이라며 “학생들의 영양실조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과학기술계는 현재 중3이 치를 2022학년도 수능 이과 시험 범위에 기하와 과학Ⅱ를 포함하는 것을 정부에 제안하기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도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공학한림원·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 등 과학기술계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수능 수학 영역에서 ‘기하’ 과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손현경 기자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공학한림원·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 등 과학기술계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수능 수학 영역에서 ‘기하’ 과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손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