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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일반고에 이중 지원하지 못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효력을 헌법재판소가 일시 정지시켰다. 이에 따라 현 중3은 자사고ㆍ외국어고ㆍ국제고에 지원하는 학생도 2개 이상의 일반고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입시전문가들은 “교육부와 각 시ㆍ도교육청 예고대로 12월 고교 동시 입시에 맞춰 준비해 온 중3 에게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며 “게다가 오는 8월 발표되는 2022 대학입시 개편안 적용까지 겹쳐 중3이 느끼는 충격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했다. 이번 헌법재판소 발표에 따른 입시전문가들이 바라본 고입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
◇“자사고 경쟁률, 예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 할 예정”
먼저, 전문가들은 자사고를 준비했던 학생들이라면 큰 부담 없이 계획대로 지원해도 될 것이라 입을 모았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대입에서 자사고 진학이 유리할지 일반고 진학이 나을지를 고민하다가 일반고 진학을 결정한 중3이라면 자사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기회”라며 “만약 상위권 중학생이라면 정시 수능에 기반을 둔 수시 지원 전략을 폭넓게 수립할 수 있는 자사고 선택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자사고 경쟁률은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점쳤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애초 올해 전후기고 통합선발로 자사고 지원 시 일반고 지원에 불이익이 발생해 자사고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자사고 탈락에도 거주지 인근 일반고 배정이 가능해져 자사고 경쟁률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2022 대입 개편에 따른 시나리오는.
전문가들은 이번 헌재 결정에다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까지 연결지을 경우 결과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최근 상위권 대학 중심의 정시확대 기조가 유지될 경우, 특목고 자사고 지원에 대해 다소 경쟁률은 높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역시 “2022 대입개편안에서 수능 상대평가가 유지되는 3ㆍ4안으로 결정되면 수능 비중이 늘어나고 정시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 자사고가 대입에서 지금보다 유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금처럼 수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는 자사고 선택이 꼭 대입에서 유리한 상황만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만약 상위권 중학생이라면 정시 수능에 기반을 둔 수시 지원 전략을 폭넓게 수립할 수 있는 자사고 선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수시 모집 비중이 정시보다 2배 정도 높은 상황에서 수능 성적만을 100% 신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단순히 학생부 석차 등급을 잘 받을 수 있는 선택이 아니라 3년간의 고교생활에서 교과ㆍ비교과 활동을 통한 학업 역량과 전공적합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고교교육과정에 대한 꼼꼼한 분석, 자신의 학업 준비도와 활동 성향 등을 꼼꼼히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섣부른 고입 전략 변화는 ‘위험’”
전문가들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확정된 안이 나오기 전에는 섣부른 전략 변화는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시·도교육청이 헌재의 가처분 인용에 따라 교육부와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해 9월 전 방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입까지 염두에 두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에 따라 고입과 관련된 최종 판단을 뒤로 미루는 게 적절 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당분간은 고입 전략에 변화를 주기보다 지금까지 준비해 왔던 것들을 지속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 역시 “상위권 대학들은 교과 내신만으로 선발하는 학생부교과 전형보다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충분한 교내 활동을 경험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 전형을 선호한다”며 “단순 고교 유형을 떠나 본인의 진로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갖춘 고교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자사고·일반고 동시 지원 가능…입시전문가에게 듣는 중3 고입 전략은?
- "대입개편안 변수 고려해야, 확정안 나올 때까지 섣부른 예측은 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