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수능 국어·수학 영역 ‘공통형+선택형’ 검토…“문이과 통합 취지”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6.29 16:00

-29일 충남대서 수능 과목구조ㆍ출제범위 관련 대입정책포럼 열려
-수학 가/나 분리 출제 폐지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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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조선일보 DB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 영역과 수학 영역을 공통과목과 필수선택과목 등 2개 과목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교육부는 29일 오후 충남대학교에서 2022학년도 수능 과목 구조 및 출제범위 논의를 위한 제5차 대입정책포럼을 개최해 이 같은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2022 수능 과목 구조 및 출제 범위(안)’을 두고 학회·고교 교원·학생·학부모 등이 토론을 이어갔다.

    이번 포럼은 앞서 국가교육회의가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 범위’를 발표하면서, 수능 과목 구조를 교육부에서 결정하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국가교육회의는 수능 과목 구조는 기술적·전문적 성격이 높은 사항이라 판단했으며, 통합사회 및 통합과학의 수능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부대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수능 개편안 관련 발제를 맡은 변순용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수능 과목 구조는 2015 개정교육과정이 고교 현장에서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고안된 것”이라며 “(국가교육회의의 이송안 중) 문·이과 통합 취지를 고려한 2안을 중심으로 검토하되, 수학 단일형과 직업탐구 폐지 등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보완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교육회의의 부대의견을 고려해 지난해 논의됐던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번 안의 가장 큰 특징은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형+선택형’ 구조로 변하는 것이다. 국어의 경우 독서와 문학은 공통 출제되며,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 중 학생이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해야 한다. 수학의 경우 수I과 수II는 공통과목으로 출제되며, 확률과 통계·미적분은 학생이 한 과목을 선택해 치른다. 이로써 사실상 수학영역은 문ㆍ이과를 나눈 분리형 구조는 폐지된다. 한편, 탐구 영역은 문·이과 통합 취지를 위해 사회와 과학을 교차 선택하도록 했다.

    이에 이공계 학계는 ‘시대 변화가 담겨 있지 않다’며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진교택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하 과목이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하과목은 공간 개념과 입체적 사고를 키우는 유일한 과목이기에, 이공계 계열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인문사회계열과 이공계열 간에 학습 내용과 수준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단일형 출제안은 이를 반영하지 않아 불합리하다”며 “분리형 구조에서 가형 시험과목에 기하 과목을 수능 출제범위로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승 한국물리학회 교육위원장(전북대 물리학과)은  “과학 과목은 꼭 필요한 핵심 과목”이라며 “2022학년도 수능을 보는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는 2030년대인데 그러한 사회 변화가 고려되지 않은 수능 과목 구조”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미래를 준비하는데 부담을 최소로 줄여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학습 목표를 제시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부모와 학생은 이번 안이 학습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을 보냈다.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정현미씨는 “수학이 공통형과 선택형으로 나뉘어, 대학에서 배워도 충분한 어려운 수학 분야에 대한 학습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서소현 학생도 “수학 영역 변화는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완화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문이과 통합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2022 수능 과목 구조 및 출제범위(안) / 교육부 제공
    ▲ 2022 수능 과목 구조 및 출제범위(안) / 교육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