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특목고 희망 학생, 일반고보다 사교육비 7배 더 써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7.05 18:00
  •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중3 가운데 자사고와 특목고에 진학하려는 학생의 사교육비 지출이 일반고를 희망하는 경우에 비해 최대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 진학생들이 중3 때 일반고 진학생보다 수학·영어 사교육비를 월평균 14만원이나 더 썼다는 서울시교육청의 조사 결과에 이어 새 정부의 외고·자사고 폐지 주장에 더 힘을 싣는 분석 결과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수도권 중학교 3학년 1818명과 고등학교 1학년 2051명을 대상으로 ‘고교유형별 중·고교 사교육 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3 가운데 월평균 10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학생 중 일반고 진학을 염두에 둔 경우는 4.9%에 불과했지만, 광역단위 자사고는 18.8%, 전국단위 자사고는 28.6%,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35.0%, 외국어고·국제고는 16.3%로 나타났다.

    중3의 사교육 참여율 역시 자사고가 일반고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진학 희망 고교유형별로 광역단위 자사고는 91.4%, 전국단위 자사고는 89.3%인 반면, 일반고는 66.6%로 집계돼 광역단위 자사고가 일반고에 비해 24.8% 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중3의 주당 14시간 이상 사교육 참여 비율도 진학 희망 고교 유형별로 광역단위 자사고는 43.2%, 전국단위 자사고는 51.0%, 과학고·영재고는 60.5%, 외국어고ㆍ국제고는 41.2%로 일반고 22.8%보다 월등히 높았다.

    앞서 지난달 22일 서울시교육청 역시 비슷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의 ‘고교 유형에 따른 서울시 학부모의 사교육비 지출 종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중3 때 수학 사교육비로 월평균 36만1100원을 지출했다. 이는 일반고 진학생의 25만5900원보다 10만5200원 많은 액수다.

    영어 사교육비 지출도 자사고 진학생이 더 많았다. 자사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중3 재학 기간에 영어 사교육을 위해 월 30만5600원을 썼다. 반면 일반고 진학생은 이보다 3만4700원 적은 27만9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수학 사교육비를 합해 자사고 진학생이 일반고 진학생보다 월평균 13만9900원을 더 지출한 것이다.

    사교육비 지출 규모도 자사고와 일반고 간 차이가 컸다. 자사고 1학년생이 수학·영어 사교육을 위해 월평균 지출한 액수는 각각 43만6100원, 35만8400원이다. 이는 일반고 1학년생에 비해 각각 12만3000원, 6만9100원 보다 많은 액수다. 특목고 1학년생은 수학·영어 사교육비로 월 31만9700원, 25만8900원을 썼다.

    연구를 수행한 신혜진 연구원은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른 고교 입시가 중학교 기간 연간 사교육비 지출을 일정 부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학 사교육비의 경우 고등학교 기간 자사고, 특목고, 일반고 순으로 높았으며 영어는 자사고, 일반고, 특목고 순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자사고ㆍ외고 등의 특권 학교를 폐지하고 일반고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학교 사교육비 부담을 한층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중3 대상 진학 희망 고교 유형별 월평균 사교육비, ()는 인원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 중3 대상 진학 희망 고교 유형별 월평균 사교육비, ()는 인원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