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인문계 논술에 수리 2문항 출제 ‘본고사 논쟁’ 가능성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1.05.25 14:21

5월 14일 모의논술고사에 직접 정답 요구하는 수학문제까지 출제 논란

  • 2012학년도 고려대 수시모집 일반전형 지원자들에게 수리논술 공부가 발등의 불이 됐다.

    고려대가 지난 5월 14일 실시한 모의논술고사 인문계 문항 4개 중 수리논술 문제가 2개나 출제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 문제는 직접 정답을 요구하는 형식이고, 또 한 문항은 미적분과 관계한 극한 개념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해법 실마리조차 잡기 힘든 문제여서 ‘본고사  논쟁’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고려대는 2011학년도 인문계 논술에 수리논술 문제를 1개 냈으나 2012학년도엔 이것을 2개로 확대할 방침이어서, 언어논술만으로도 벅찬 수험생들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고려대 모의논술고사를 치른 학생들은 예상 밖으로 수리문항이 2개나 나오자 “마치 수학문제를 풀고 온 것 같다”면서 당황해 했다. 시험을 치른 학생 상당수가 상위권인데도 대부분 수리논술 문제에 손도 대지 못했을 정도로 엄청난 변별력을 지녔다는 후문이다.

    조선일보 교육법인 조선에듀케이션과 함께 논술캠프(6월 5~6일, www.mynonsul.com)를 여는 대치동 신우성논술학원의 백성현 선생은 “제시문을 분석하여 논술하게 하던 기존 언어논술 방식에서 벗어나 이젠 그냥 수학 문제를 그대로 내는 단계까지 시도하는 것 같다”면서 “논술만 잘 하는 학생이 아니라 논술과 수학을 모두 잘 하는 학생들을 뽑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려대는 논술시험을 빙자한 본고사 수학시험을 치른다는 눈총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이번 모의논술고사에서 언어논술 문항Ⅰ은 ‘제시문 (1)을 요약하시오(25점)’, 문항Ⅱ는 ‘제시문 (2)와 (3)은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 (2)와 (3)의 관점을 비교하고, 이에 근거하여 제시문 (1)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50점)’로 출제했다.

    하지만 문항 Ⅲ은 2개의 수리논술 문제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소문항은 ‘어느 국가에서 년도에 65세 이상 인구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 총액은 이고 의료비 총액은 이다. 연금 총액에 대한 의료비 총액의 비 이 최대가 되는 해는 몇 연도인가?(15점)’란 문제다. 직접 정답을 적으라는 문제로 수학문제이지 논술문제라고 볼 수가 없다.

    문항 Ⅲ의 두 번째 소문항은 ‘노령화 지수는 유소년 인구(14세 이하의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의 비이다. 그리고 노년 부양비는 생산 가능 인구(15세 이상 64세 이하의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의 비이다. 시점 에서의 노년부양비를  라고 하자.

    여기에서 는 실수 전체의 집합 에서 로의 함수라고 가정한다. 어느 국가의 노령화지수가 을 만족하고, 는 에서의 일대일 함수라고 가정하면, 이 되는 시점 가 항상 존재함을 설명하시오.(10점)’로 되어 있다. 이것 역시 인문계 학생들이 감당하기에 벅찬 고난이도 문제로 논술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신우성학원의 백성현 선생은 “올해부터는 인문계도 수능에서 미적분 내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인문계 수리논술에도 미적분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려대 인문계 지원자들은 시험 직전에 벼락치기로 공부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수능수리와 수리논술을 병행하여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우성논술학원의 신우성 원장은 “고려대가 인문계 논술에 수리 비중을 늘리면 언어논술이 아니라 수리논술 2문항에서 당락이 가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또 “정부가 사교육 유발 주범으로 수학을 꼽고 있고, 수학 사교육을 줄이려고 애쓰는데, 고려대가 이것에 역행하여 인문계에서조차 수능을 훨씬 뛰어넘는 ‘수학 본고사’를 실시하면 사교육 시장이 과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는 “11월에 시행하는 수시모집 일반전형 논술고사는 5월 모의논술고사 채점결과와 의견수렴을 토대로 제시문 길이, 논제 갯수, 난이도 등을 조정할 수 있지만 큰 틀에서는 이번 모의고사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논술캠프 문의: 02-3452-2210, www.my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