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전문가 신진상 선생, 중간고사 이후 논술 공부법 공개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1.04.28 14:51

연세대 고려대 논술전형, 정시보다 많이 선발

  • 2012학년도 대학입시 전형요강이 확정됐다. 수시 모집인원 증가와 수시 미등록인원 충원 실시 그리고 전형 간소화와 논술 비중 축소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논술 비중 축소가 화제다.

    지난해 11월 최초 전형안에는 47개 대학에서 총 2만2천468명을 선발하기로 했지만 3월 15일 발표된 최종안에서는 서울대를 포함한 6개 대학이 논술을 폐지했다. 인원도 1만6천832명으로 5,000명 이상이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정말로 논술을 준비할 필요가 없는 걸까? 5월 5일과 10일 조선일보 교육법인 조선에듀케이션의 논술캠프 인문계 강사인 신진상 선생(전 조선일보 기자, 현 대치동 신우성논술학원 강사)은 “표면적으로는 논술 비중이 줄어든 것 같지만 미등록 충원을 고려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연세대와 고려대는 논술 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정시 인원보다도 많다”면서 “주요 사립대를 들어가려는 학생들, 특히 고3 수험생은 반드시 논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와 학생부 우수자전형은 내신 성적이 1.5등급 이내인 학생들이 서울 주요 사립대에 합격한다. 부족한 내신을 텝스 900, 각종 경시대회 수상으로 보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대안은 논술 전형 외에 없다.

    논술을 하지 말아야 할 학생들보다 해야 할 학생들이 훨씬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학생이 논술 준비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언제 어떻게 논술 준비를 해야 할까? 다음은 신진상 강사가 들려주는 중간고사 이후의 인문계 논술 준비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 고 3입니다. 지금 논술을 시작하면 늦지 않을까요?
    (답) 논술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또 여름방학 이후에 논술을 시작할 경우, 합격 확률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학생 대부분이 논술을 준비하지 않는 사실을 볼 때 중간고사 끝나고 시작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있습니다. 중간고사 이후에 6월 모평 준비를 기본적으로 하면서 기말고사 준비에 들어가는 6월 중순까지 매주 한 편의 글을 써 보면서 논술 기본기를 다지는 게 좋습니다.

    (문) 어떤 글을 써보면 좋을까요?
    (답) 요즘 논술은 요약, 비교, 도표 해석 등 분명한 답이 있는 문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시문만 바뀔 뿐 어떻게 써야 할지는 정해져 있는 셈이죠. 7월 이전까지 여러분에게 권하는 방법은 유형별 글쓰기입니다. 어렵고 긴 주장 글을 300자 내외로 요약해 보고, 그 지문과 반대되는 관점의 다른 제시문을 비교해 보고, 서로의 견해에서 서로를 비판해 보는 단계별 글쓰기를 매주 한 편씩 해봐야 합니다.

    결국 한 주에 요약-비교-비판을 한 세트 정도는 써보는 거지요. 요약-비교-비판 중에서 가장 많이 연습할 유형은 요약하기입니다. 제시문 이해도를 높이는 데 요약 훈련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이런 방식의 유형별 글쓰기가 어려운 학생들이라면 요약하기만이라도 꾸준히 해 보시기 바랍니다. 요약의 지문은 수능 비문학 지문이나 논술 기출 문제 제시문이 좋겠지요.

    (문) 이화여대가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고 다른 대학들도 영어 제시문을 출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영어 제시문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답) 영어 제시문은 우리말로 번역을 일일이 해 보거나 중요한 것들만 요약을 해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길이나 어휘 수준에서 수능 외국어 지문 정도의 난이도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외국어 영역 점수 올릴 때도 어려운 지문은 답만 맞히는 게 아니라 직접 번역을 해 보면 자연스럽게 독해 실력이 늡니다. 영어 제시문도 우리말 제시문처럼 번역을 하고 요약을 해 본다면 결국 수능 외국어와 언어를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길이 되겠죠.

    (문) 요약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요약을 잘할 수 있을까요?
    (답) 요약에는 자신의 생각이 일절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시문에 없는 내용을 추론하거나 덧붙여서도 안 되지요. 단락별로 핵심어와 핵심문장을 찾아 그 내용을 옮겨 쓰되 표현을 달리 써야 합니다. 키워드만 놔두고 서술어는 반드시 다른 유사어로 교체해야 합니다.

    요약하기에는 독해력과 어휘력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어 대학들이 좋아하는 것이지요. 흔히 학생들은 자신이 생각해서 중요한 부분을 과감히 늘리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맘대로 누락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도 절대 금물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리는 팁은 요약할 때 비유나 사례 인용 등은 배제하거나 일반화하여 한 문장으로 처리하면 된다는 점입니다.

    (문) 저는 제시문 비교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비교를 잘 할 수 있을까요?
    (답) 비교는 요약보다 더 어렵지요. 비교의 범주 기준은 자신이 만들되 그 내용은 제시문에 반드시 나와 있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기준도 자신이 맘대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원하는 기준을 찾아보도록 해야 합니다.

    비교만큼은 대학의 기출 문제를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두 제시문 혹은 세 제시문을 비교하라고 할 경우 제시문의 비교 단계에서 대학들의 출제 의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00자 이내의 글이라면 기준은 두 개 정도가 적당합니다. 연세대처럼 1,000자 긴 글은 최소 3개 이상의 기준이 필요하지요.

    비교할 때도 앞에 공통점부터 써 주고 뒤에 차이점을 써 준다면 글을 읽는 사람이 훨씬 더 쉽게 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문) 논술 중에서 가장 어려운 건 비판하기인 것 같습니다. 비판을 한다고 했는데 제가 써놓고 보니 비교하기가 되더군요. 어떻게 하면 비판을 잘 할 수 있을까요?
    (답) 비판은 논술 강사에게도 어려운 일입니다. 비판을 하려면 상대 주장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상대 주장의 문제점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지요. 문제점을 찾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요약 비교는 단기간에 대비하는 게 가능하지만 비판은 상당히 많은 숙성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주제의 제시문으로 연습해 보는 게 좋습니다. 저는 비판을 다음과 같이 하라고 합니다. 문제점을 전제-주장-근거로 나누고 주장 대신에 전제나 근거를 물고 늘어지자는 것이지요. 대학들은 요즘 들어 자신의 입장에서 비판하라고 하지 않고 제시문의 입장에서 비판하라고 합니다.

    결국 독해가 생각보다 더 중요해진 거죠. 반대되는 입장의 제시문의 비판할 근거 역시 제시문 속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린 대로 주장과 근거 전제를 나누어 정리한 뒤 근거와 전제를 한 번씩 지적해 주면 좋은 비판이 될 것입니다.

    (문) 마지막 질문입니다. 수능 최저 등급이 무척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능 공부하기도 벅찬 데 논술을 준비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요?
    (답) 서강대가 수능 우선 선발을 도입했고 중앙대 외국어대 이화여대 건국대 등도 상향 조정했죠. 동국대 서울시립대는 지난해까지 없었다가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수능을 잘 보는 게 논술 전형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건 사실이지요. 그렇다고 이 전형들이 수능만 잘 치른다고 붙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논술도 잘 써야 합격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수시 논술 전형을 고려하는 학생들도 수능 우선 선발과 최저 등급 그리고 정시까지 고려해 수능과 논술의 비중을 8대 2 정도로 생각하고 입시에 임했으면 합니다.

    일주일에 40시간을 수능 공부에 투자한다면 4시간 정도를 논술에 할애해 보세요. 수시 논술 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문의: 02-3452-2210, www.my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