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특별활동 찾도록 글로벌 네트워크 만들었죠"
김명교 맛있는공부 기자 kmg8585@chosun.com
기사입력 2010.07.19 03:10

특활 정보공유 사이트 '유테카'

  • 고등학교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의 특별활동을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9명의 예비 대학생들이 있다. 바로 박준영(유펜-와튼 입학)·김상일(하버드대 입학)·채우진(프린스턴대 입학)·정해윤(듀크대 입학)·이현석(캘텍 입학)·양승우(유펜 입학)·김종훈(유펜 입학)군과 정혜원(클레어몬트 맥키나 칼리지 입학)·박민영(스탠퍼드대 입학)양.

    "인터넷과 첨단 기술의 발달로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됐지만, 막상 학생들이 특별활동 모임을 조직하고 참여하는 데 있어선 많은 제약이 따랐습니다. 특별활동에 참가하고 싶은 학생은 '어떤 활동이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참가할 수 있는지'를 몰라 어려움을 겪고 모임의 장(長)은 '팀원을 어떻게 모집해야 하는지' '모임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를 알지 못해 고민하는 거죠. 그래서 만든 것이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유테카(www.Youtheca.com) 입니다 ."

  • 유테카 멤버들. 왼쪽부터 이현석군, 정혜원양, 박준영군, 정해윤군, 김종훈군. /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 유테카 멤버들. 왼쪽부터 이현석군, 정혜원양, 박준영군, 정해윤군, 김종훈군. /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특별활동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후배들에게 대물림하기 싫어 유테카 오픈

    유테카는 각국 고등학생들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특별활동 정보를 공유하고 알릴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말한다. 유테카를 만들게 된 데에는 고등학교 때의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한국국제청소년회의(KIYA)의 공동회장으로 활동한 박준영군은 "청소년회의에 참가할 지원자를 모집하던 중 다양한 친구들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모집이 쉽지 않았다. 특별활동 네트워크가 절실했다"고 설명했다. 전국고교경제동아리연합(UHEC)에서 학생경제신문 편집장을 맡았던 정해윤군도 "여러 지역의 학생들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포털사이트의 카페를 활용했지만, 부족함이 많았다. 특별활동 하는 동안 느꼈던 어려움을 후배들이 또다시 겪도록 하고 싶지 않아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들과 힘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스펙 쌓기 열풍으로 특별활동의 참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요즘, 이들에게 특별활동은 어떤 의미일까. 로봇 공학을 연구한 이현석군은 "자주적으로 즐거움을 찾는 일이다. 게임하기, 만화책 보기처럼 누군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수동적으로 즐거움을 찾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어봉사단체 에듀잉을 만든 정혜원양은 "영어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한 번 영어를 가르쳤다. 학습에 열의를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의 능력을 나눔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사회가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교육 경영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한국에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고 비교과 활동(특별활동)을 요구하는 대학이 많아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 비교과 활동을 요구하는가'에 대해 반문해보면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대학과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임을 알 수 있죠. 비록 학생이지만, 흥미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나만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이것이 특별활동이라 생각해요."(김종훈군)

    "나에게 맞는 특별활동, '글로벌 청소년 특별활동 엑스포'에서 찾으세요!"

    대학 원서를 마감한 지난 1월, 이들은 본격적으로 사이트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부터 각국 학교에 사이트를 홍보하고 큰 규모의 동아리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이곳저곳을 누비며 계획을 구체화했다. 사이트가 문을 연 지 두 달 남짓 됐지만, 현재 20여개국 280여개의 모임이 개설될 정도로 유테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한 박자 쉬어 갈 법도 한데, 이들은 여전히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바로 7월 25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2·3층)에서 열리는 제1회 글로벌 청소년 특별활동 엑스포 준비 때문이다. 참가 커뮤니티 선정 작업, 엑스포 홍보를 비롯해 장소 대관비를 마련하기 위한 아르바이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들은 "후배들이 겪을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 세계적인 특별활동 네트워크를 구축해 소통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제1회 글로벌 청소년 특별활동 엑스포는 유테카에 개설된 한국국제청소년회의, 전국고교경제동아리연합, Water for Africa 등 120여개의 특별활동 커뮤니티가 참가해 활동 내용을 전시·소개하고 참가자도 모집한다. 행사 당일 유테카 창립 멤버들의 특별활동 세미나도 열릴 예정이다. 유테카 사이트에 가입한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유테카 멤버들은 "구직자들이 취업 박람회에 참가해 일자리를 탐색하듯,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참가해 '맞춤 특별활동'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