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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은 물론 내신 성적도 제자리입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제게 맞는 공부법도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끈기 있게 공부할 수 있을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지 알려 주세요." 맛있는공부가 지난 6월부터 진행한 '중하위권 성적 UP 프로젝트'의 세 번째 주인공은 인천남동고 2학년 유재철군으로 선정됐다. 유군은 여느 우등생 못지않은 공부 열정을 가졌지만, 언어영역 4등급, 수리영역 3등급, 외국어영역 3등급으로 모의고사 성적이 중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대학 진학은 물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드러냈다. 유군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EBS 윤연주 외국어영역 대표강사(이화여고 교사), 차석찬 사회탐구영역 대표강사(계성여고 교사)가 유군의 멘토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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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향상, 목표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오전 6시 30분 기상, 오전 1시 취침, 등굣길에 영어 단어 암기, 수업시간에 필기 열심히 하기, 월·목·토요일에 영수학원 가기, 나머지 요일은 스스로 학습. 유군의 일상이다. 언뜻 보면,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차석찬 대표강사의 '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문제점이 쉽게 드러났다. 유군이 공부를 방해하는 요소로 벼락치기, 잠, 끈기 부족을 꼽은 것이다.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바짝 공부했다가 시험이 끝나면 풀어져요. 벼락치기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아요. 또 쉬는 시간 틈틈이 잠을 자고 수업 시간에는 저도 모르게 잠들어 있는 경우도 있었죠.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어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부족하기도 해요. 책상에 앉아 공부에 집중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죠."
유군의 성적이 항상 중위권에 머물렀던 것은 아니었다. 중학교에 진학해 '공부 한번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고 전교 5등까지 치고 올라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감'을 잊은 지 오래다. 상담 중, 유군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발견됐다. 바로 공부해야 할 목표를 정하지 못한 것. 보내온 사연에도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라는 막연한 목표만 언급했다. 또 '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고 딱 그만큼의 노력만 기울이고 있었다. 차석찬 대표강사는 유군에게 '벼룩 이야기'를 들려줬다.
"병 안에 벼룩을 넣고 뚜껑을 닫아 버리면 벼룩은 딱 병의 높이만큼만 튀어 오릅니다. 그러다 뚜껑이 열려도 병 밖으로 튀어 오르지 못하고 병 속에서 의미 없는 점프만 계속 하는 거죠."
윤연주·차석찬 대표강사는 유군의 이야기를 듣고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 '자꾸 시도하기'의 처방을 내렸다. 윤연주 대표강사는 "학생들을 만나면서 가장 속상하고 안타까울 때가 바로 재철군 같은 경우를 만났을 때다. 상위권으로 도약이 가능하지만, 목표가 없어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 것이다. 목표를 구체적이고 높게 잡아야 목표 근처에라도 다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석찬 대표강사도 "공부 목표가 생기면 자신을 채찍질할 수 있게 된다. 공부를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꾸 집중하려고, 공부하려고 시도해야 잘하게 된다. 김연아, 박지성 선수도 반복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재철군이 EBS 대표강사에게 물었다
―유: 영어 독해를 할 때 속도가 붙지 않습니다. 한 줄을 읽고 다음 줄을 읽다 보면, 앞의 내용을 잊어버려 다시 읽곤 해요. 방법이 없을까요?
―윤: 독해 문제는 주로 주제를 묻는 경우가 많아요. 두괄식, 미괄식으로 제시된다면 쉽게 문제를 풀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지문의 내용을 추론해볼 필요가 있죠. 문장을 읽으면서 앞, 뒤에 제시될 내용을 미리 생각해보는 겁니다. 가령 '철수는 착하다. 그러나'라고 제시되는 문장의 경우, 그러나 뒤에 나오는 내용이 진짜 주제라는 거죠. 글의 흐름을 파악해 구성을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 수식, 병렬로 나열된 문장을 읽다 보면 글의 핵심이 흐려지죠? 그땐 문장의 기본 구조, 뼈대만 잘라내서 해석하는 것이 효과적이죠.
―유: 사탐은 암기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부담스러워요. 사회탐구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차: 사탐을 암기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외우려고 하기 때문이죠. 사탐에서 반드시 외워야 할 것들을 '3간'이라고 해요. 인간, 공간(지명), 시간. 이것만 외우고 나면 역사의 흐름, 그 시대의 특징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사탐이 암기과목이라는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합니다.
―유: 다양한 인강(인터넷 강의)이 있는데, 어떤 선생님의 것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또 인강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죠?
―차: 인강을 선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학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단원, 부분을 선택적으로 들어보는 거예요. 선생님마다 강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가장 취약한 부분만 들어보면, 어떤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지 쉽게 선택할 수 있죠. 또 강의 내용을 받아쓰는 데 그치지 말고 나만의 방법으로 필기를 재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높고 구체적인 목표 세워라, 목표 근처라도 가려면…"
김명교 맛있는공부 기자
kmg8585@chosun.com
[중하위권 성적 UP 프로젝트]⑥ 세 번째 멘토링 인천남동고2 유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