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생 독서토론법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un.com
기사입력 2010.06.28 03:13

교과 관련 책 읽어 토론으로 심화학습 한다
진행자·서기 등… 역할 분담
처음엔 쉽고 재미있는 책으로

  • 독서토론에는 독서토의와 독서토론이 모두 포함된다. 독서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책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서로 질문을 하면서 자신이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을 바로잡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 문맥의 의미를 미루어 짐작하거나 인물의 성격이나 심리를 추측해본다. 또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 '내가 만약 이런 상황이었다면' 등 작품 내용을 자신에게 적용해 본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독서토의'에 해당한다.

    반면 '작가의 관점은 과연 옳은가' '인물의 행동은 정당한가' 등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관점을 내세워 친구와 찬반의 의견을 나누는 활동이 독서토론이다. 이때는 책의 내용이나 자신이 아는 배경지식을 동원해 타당한 근거를 대면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틀어 '독서토론'이라고 한다. 최기재 전라고 교사는 "독서토의가 '책으로 수다 떨기'라면, 독서토론은 책과 말로 하는 '게임', 즉 스포츠와 같은 경기"라고 비유했다.

    독서토론 인원은 5명부터 10명 내외까지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독서토의나 토론에 맞게 진행자, 서기, 토론 참여자, 심사위원 또는 배심원 등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는 인원이면 더욱 좋다. 모임을 구성한 다음에는 모든 사람이 토의ㆍ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역할을 줘야 한다. 한 주제를 잡아 2대2 또는 3대3으로 인원을 구성해 찬반토론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찬반토론의 경우, 찬성-반대-찬성-반대의 순으로 대립 의견을 번갈아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독서토론을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이라면 가급적 부담이 적은 책을 고르자. 김명은 행신고 교사는 "처음에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푸른 사다리' 등 자신과 비슷한 또래인 청소년이 주인공인 책 등은 쉽게 흥미를 가질 수 있고, '호모쿵푸스'처럼 재미있고 공부에 대한 생각을 바꿔주는 인문학 서적도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학교 교과와 관련된 책을 고르는 것도 현명하다. 최기재 교사는 "각 교과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도서나 권장도서 목록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교과 관련 책을 읽으면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자연스럽게 연결돼 더 적극적으로 토론에 임할 수 있고, 독서토론으로 교과 내용을 심화 학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주제는 미리 정하기보다 책을 읽고 난 뒤 각자의 생각이나 책을 읽으면서 관심을 가졌던 부분, 궁금했던 점 등을 말하면서 공통의 주제를 찾아내면 된다. 김명은 교사는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이해가 안 되는 구절, 함께 얘기하고 싶은 구절 등에 밑줄 치거나 메모해 두면 좋다"고 조언했다. 최기재 교사 역시 "시험을 볼 때 예상문제를 만들어 보듯이 문제의식을 갖고, 배경지식을 활용해 자신이 생각했던 질문에 답하면서 책을 읽어라"고 강조했다.

    "책을 읽을 때 인간의 삶이나 사회 문제와 연결해 생각의 폭을 넓혀나가야 합니다. 책과 연관된 다른 교과 내용, 사회 문제 등을 연결 지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세요. 독서토론 개요서를 작성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독서토론에서 논제가 될 만한 내용은 무엇인지 검토하면서 읽고, 책을 읽기 전에 논제가 이미 정해졌다면, 논제를 뒷받침할 만한 논거를 찾아 정리하면서 읽는 것이 좋습니다."

    독서토론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토론 진행표를 숙지하고 규정을 지켜야 한다. 발언할 때는 시작과 끝을 분명히 밝히고, 6단 논법을 활용해 논증 방식에 맞게 말한다. 특히 또래 친구들이 모이는 만큼 토론이 주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김명은 교사는 "진행을 맡은 학생이나 지도교사는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흐르거나, 토론이 목소리를 높이는 '언쟁'으로 변하지 않도록 잡아줘야 한다. 또 발언을 하지 못한 학생이 소외되지 않도록 살피라"고 조언했다.

    또 토론 주제가 된 책의 내용을 분명히 이해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며 토론에 임해야 한다. 임영규 진광중 교사는 "독서토론이 단순하게 책에 대한 퀴즈를 푸는 형태, 또는 자신이 작성한 토론지를 읽는 수준에 그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서토론에서는 대상 도서 활용 정도와 논제 해결력, 발표력 등이 모두 중요합니다. 자신이 읽은 책을 잘 이해하며 활용하고 있는지, 사회 현상을 책 내용과 잘 연결했는지, 자신의 독서체험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등을 고려하며 토론에 임하세요. 또 주장이 명확하며 설득력 있는지, 상대방의 질문이나 반론에 잘 대응했는지, 논거나 접근방법이 합리적이고 창의적인지 등을 잘 살피는 토론 자세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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