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미디어 리포트] 2011 입학사정관 입시전형 해법은?
조선닷컴 비즈니스앤TV 이영주 기자 xpcmzh@chosun.com
기사입력 2010.06.24 15:20

임진택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 인터뷰
공정한 심사위해 1인 30분 심사, 1일 15명으로 제한
3:7 비율로 비교과 활동 중시

  • 2011학년도 입시의 최대 화두는 단연 ‘입학사정관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이란 점수 위주의 기계적 선발방식에서 벗어나 기존의 대입 전형에서는 평가할 수 없었던 잠재능력과 소질 가능성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정부는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대입 선진화 전형이라며 지난 2009학년도 대입 전형부터 시범 도입했다. 올 입시부터는 60개 대학으로 확대키로 했다.

    수험생들에게 수능과 상관없이 본인이 ‘잘하는 것’으로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이 전형은 ‘꿈의 전형’ 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 간다’는 말에 현혹돼, 그야말로 ‘피를 본’ 선배들과 부모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이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입학사정관들은 전형에 대한 이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임진택(40) 회장을 만나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평가항목은 없어…학교 중심의 비교과 활동 권장

    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1차 수시전형 직전인 6월까지 입학사정관들은 전국의 고등학교 정보수집에 나선다. 한마디로 입학 사정관 전형은 학교 중심의 비교과 활동에 비중을 크게 둔다. 따라서 입학사정관들은 학교마다 갖고 있는 고교 특성화 프로그램에는 무엇이 있는지, 운영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학생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꼼꼼히 알아보고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비교과 활동이지만 물론 학교 중심이어야 한다. 즉,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교과 영역 이외의 활동으로 교내 동아리 활동, 방과 후 활동, 교내 대회, 체험학습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전형에 대한 큰 틀은 두지만 세부적인 평가항목은 정량적인 잣대로, 기존의 입시 전형과 같아 질 수 있어 평가항목은 따로 두지 않는다.

    임 회장은 "차라리 학생 본인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하는 교내 동아리를 통해 학교장 승인을 받아 외부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아 오라"고 권장했다. 이런 경우 학교 중심 활동으로 분류 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 활동을 하더라도 학교 중심의 활동을 연계하라는 것이다.


    ◆학생 한 명, 30분간 심사…포트폴리오는 '해설서'일 뿐

    '입학사정관제'라고 하면 수험생들은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들은 포트폴리오를 학생 생활기록부의 '해설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학생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학생 하나하나의 '실적'에 대한 '입증'이 아니라 그 '과정과 내용'에 대한 해설서라는 것이다.

    실제 학생 1명에 대한 심사 시간은 30분. 하루에 15명까지 심사한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의 '질'보다 '양'을 택한 학생들은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포트폴리오의 많은 내용 중에 실제로 사정관들은 취사선택을 통해 필요한 부분만 본다. 그렇기 때문에 임 회장은 "포트폴리오 작성 과정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우선 순위로 두고 본인의 진로와 적성에 연계된 것만 선별하는 요령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다수·다각적 평가…공정성과 신뢰성이 중요

    사정관의 주관에 의해 평가와 심사가 이뤄지는 만큼 수험생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사정관 자질에 대한 우려와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임 회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단언했다.

    보통 한 학교에는 10~20명의 입학 사정관이 있고, 여러 명의 사정관들이 1명의 학생을 다각적으로 심사한다. 총 4차 선발과정 후에는 해당 학교 입학처장과 위원장으로 구성된 입학선발협의회가 열리고 이 자리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을 빼고 심사가 재차 이뤄진다. 이때 사정관들은 본인이 준 점수에 대해 다른 사람이 납득할 만한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야만 평가가 끝난다.

    임 회장은 "입학사정관 전형은 '꿈으로 가는 징검다리'"라며 "단순히 성적 위주의 대입 선발에서 탈피해 학생의 특성과 잠재력, 내면의 가능성을 판단하고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입학사정관 전형이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공정성 문제와 사정관 선발 관련 문제 등 혼란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철저한 현장점검과 관리를 충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트폴리오 달랑 2장 냈는데 붙었어요"
    -합격생이 말하는 포트폴리오 비결은?
    -"양보다 질로 승부", "교내 동아리 활동 중심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에 제출하는 '포트폴리오' 작성에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준비하자니 어떻게, 얼마나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고, 안 하자니 찝찝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입학사정관 전형 어디에도 포트폴리오를 '내라 마라'라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대입 전형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입학사정관 전형 '포트폴리오'.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10학번 새내기의 꿈을 이룬 학생들과 실제 입학사정관의 포트폴리오 작성 노하우를 들어봤다.


    ◆ 실험보고서, 성장 기록…예상 뒤집은 '합격' 포트폴리오

    자기 추천자 전형으로 2010학년도 건국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한 이민우(20) 군은 '물리화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민우 군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라고 내민 것은 A4 용지에 직접 손으로 쓴 실험 보고서 달랑 2장이었다. 말로만 듣던 화려한 포트폴리오도 아니었고, 심지어 컴퓨터로 출력한 것도 아니었다. 이것도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차근차근 본인의 '실험 보고서'를 설명하는 민우 군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진실됨'이 느껴졌다.

    지역핵심인재 전형으로 2010학년도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1학년 새내기가 된 이태영(20) 양의 포트폴리오는 한 권의 '성장 기록'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 한 권의 책을 보는 것 만으로 태영 양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장래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꿈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 왔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포트폴리오를 한장씩 넘길수록 본인에 대한 어떤 확신을 가지고 있는 지도 함께 알 수 있었다.


    ◆진실된 나만의 이야기…장래에 대한 '확신' 드러나야

    이 두 학생의 공통점은 '진실성'과 '명확성'이다. 어렸을 때부터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던 민우 군은 평소에도 실험을 즐겨 '과학자 놀이'가 취미였다. 정말 과학자가 돼서 실험을 하고 실험 기록을 꼼꼼히 남겨두었던 것. 실험을 증명하기 위한 사진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민우 군은 "내 꿈과 평소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실험 기록을 생각해 냈고, 보고서 형식으로 다시 정리해 '포트폴리오'로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 양도 마찬가지였다. 태영 양은 평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도 열며 봉사활동을 많이 해왔다. 그날 그날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글로 기록하는 습관이 '언론인'이라는 꿈을 갖게 했다.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많은 경험을 쌓았던 태영 양은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내 꿈에 맞는 활동이 아닌 것은 과감하게 뺐다”며 “많은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우선 순위를 정해 항목화하는 과정을 통해 내 꿈을 더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 본인의 경험이라든지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담아내는 것이 포트폴리오인 만큼, 하루 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함과 명확성이 담길 수 있고, 바로 거기서 자신감도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 평가는 표지·양 아닌 '내용'…학교 중심의 ‘비교과활동’ 추천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학교 권영신(42) 입학사정관은 "포트폴리오란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실적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봐야한다"며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포트폴리오의 화려한 겉모습 보다는 본인이 직접 충실히 작성해야 하고, 원하는 전공이나 진로와 연계시켜 내용 구성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직도 많은 분량과 화려한 겉모습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지나친 교외활동이 문제돼 올해부터는 학생생활기록부에 교외 활동으로 얻은 수상 기록이나 성적은 기재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학생들의 '외도'는 여전하다. 포트폴리오 컨설팅 학원을 다니며 업체에 본인의 '스펙 정리'를 맡기는 학생들도 있어 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경희대학교 임진택(40) 사정관은 "학교 중심의 비교과 활동, 즉 동아리 활동이나 방과 후 활동, 체험 학습 등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본인의 잠재적 능력과 가능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이라면 교내 동아리 형태로 외부 대회에 나가 상을 받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올해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포트폴리오의 분량을 제한하거나 축소한다고 밝혔다. 터무니없이 많은 양과 주제 없는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사정관들이 모든 서류를 다 읽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본인의 스펙을 자신의 꿈과 연계시켜 취사선택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지, 사정관들의 몫이 아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아직도 막막하다면 본인의 활동 중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분야를 정리해 직접 사정관과 상담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이 기사는 24일 밤 9시50분,11시50분과 25일 오전 8시20분,9시50분에 케이블TV 비즈니스앤 '비즈&뉴스 브리핑'을 통해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www.business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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