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개 속에 길을 잃다.
수십 년 동안 숱한 교육정책의 변화를 보아왔던 터라 이력이 났을 법도 한데, 최근의 정책 변화는 더더욱 혼란의 도가니다. 모호한 개념 속에 방향은 커녕, 윤곽조차 잡기가 어렵다. 수학만 개념 원리 정리가 필요한 게 아닌 모양이다.
개념 정리가 안 되니, 우리 아이들의 중장기 계획에 해당되는 ‘교육 선행’도 할 수가 없다. 특히 현재 중3학생들은 갑자기 바뀐 고등학교 입시로 인하여 지금까지의 열심히 노력하여 준비한 것들이 헛수고가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전문작가 겸 컨설턴트로 대치동에서 3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나로서는 본능적으로 우리 학생들이 이 난관을 해쳐낼 수 있는 ‘위기 대처 방법’을 찾고 있다. -
요즘의 학부모들 사이에서의 화두는 ‘자기주도학습능력’이다.
교육부의 자료에 의하면 ‘자기주도학습능력’은 ‘Self-Directed learning’, 즉 ‘학생 스스로 주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한 결과 평가’라고 정의 내려져있다. 읽어보면 알 듯한데, 어찌보면 애매모호하게 느껴진다. 교육부에서 특목고와 자사고 등 수월성 고교의 입학사정관제는 아예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대체해서 사용한다.
그렇다면 입학사정관제와 자기주도학습전형은 같은 의미의 입시 제도일까? ‘자기주도학습능력’이란 무엇일까?
나는 강연회장에서 학부모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학부모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답변을 하는데, 그 중 공통적인 내용은 ‘혼자 계획표 짜서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이다. 학부모들은 이런 이유로 요즘 ‘자기주도학습법’이라 이름 붙은 강좌에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고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문이나 책 등의 광고에서도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학습법’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 학부모들의 눈길을 끄는 업체나 프로그램이 부쩍 늘어났다. ‘사교육’없애자고 내놓은 입시안이 또 다른 ‘사교육’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과연 ‘자기주도학습능력’이 ‘계획표 짜고 그에 맞춰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일컫는 의미일까? 그건 아니다. 이건 오해다. 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런 ‘오해’를 한시라도 빨리 풀어주고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이란 한 문장으로 개념 정리를 한다면 ‘나의 진로를 스스로 찾아나가는 전체적인 과정에서 비춰진 능력’이다.
나의 진로, 나의 꿈 찾기는 즉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부터 시작된다. 스스로 자신을 파악한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나의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선 어떠한 일을 해야하는가?’, ‘롤 모델은 누구인가?’, ‘그 일은 어떠한 종류이며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의 ‘진로 및 직업의 이해’로 이어진다.
그 다음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목표점을 어떻게 설정해야하는가?’로 연계된다. ‘목표점’은 ‘특정 학교’가 될 수도 있고, ‘특정 시험’ 혹은 ‘특정 자격증’ 등으로 학년에 따라, 개개인 성향 및 환경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남는다. 목표점에 따라 개개인의 해야 할 일과 방법은 다르다.
즉 자기주도학습 과정은 ‘나의 이해-진로 및 직업의 이해-진로 설정-구체적인 실행’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더 쉬운 이해를 위해 2편에서는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학생의 사례를 소개하려고 한다.
※아름다운교육신문 기사 제공
‘자기주도학습능력’ 오해와 진실 1
세븐멘토 김은실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