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지노. 과거에는 은밀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올렸던 공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방송을 통해 자주 소개되면서 대중들에게 친숙해졌고, 덩달아 카지노 딜러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 높아졌다.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공기업 세븐럭 카지노에서 일하는 5년차 김준연(30)씨와 2년차 문지양(28)씨는 "매일 다양한 외국인을 접하는 직업으로 국위선양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들로부터 딜러의 세계를 들어봤다.
-
◆근무 내내 긴장의 연속.
김준연씨는 고2 때부터 줄곧 카지노 딜러를 꿈꾼 경우다. 우연히 TV 드라마 속 호텔리어로 나오는 극중 주인공의 모습에 반해 호텔에서 종사하는 직업을 찾던 중 카지노 딜러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카지노 딜러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제주도에 내려가 제주관광대 카지노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김씨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카지노 관련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지원할 수 있지만, 학부 생활을 하면서 적성에 맞는 직업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카지노 딜러를 향한 목표는 한결같았다. 오히려 학부 생활을 하면서 딜러에 관해 알아갈수록 꿈은 점점 커졌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부를 졸업한 그는 제주도에 있는 호텔에서 7개월간 딜러로 근무하다 세븐럭 카지노 공채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문지양씨는 동국대 일본어과 3학년 재학 중 우연히 ‘카지노 산업의 이해’라는 과목을 수강한 뒤 관심을 키운 경우다. 그는 “그동안 카지노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실상을 알고 나니 그것이 선입견이었음을 깨달았다. 또한 카지노 딜러가 앞으로 유망한 인기직종임을 확신하고 목표를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졸업 후 일 년간의 취업 재수생 시절을 거쳐 2008년 하반기 공채로 세븐럭 카지노에 입사했다.
카지노 딜러가 되기 위한 관문은 꽤 까다롭다. 정기적으로 있는 공채 시험의 경우 외국어 등을 보는 서류심사와 임원면접, 외국어 면접 등 두 세 차례의 면접 전형을 거쳐야 한다. 시험을 치렀다고 끝이 아니다. 일정 수 뽑힌 인원은 4개월간의 혹독한 훈련 기간을 버텨야 비로소 카지노 매장에 딜러로 배치될 수 있다. 훈련과정이 마치 수험생처럼 힘들었다는 문씨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놓고 고객과 게임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4개월간 철저히 게임의 규칙을 익히고 서비스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카지노 딜러는 늘 긴장 속에서 산다. 자칫 계산을 잘못할 경우 금전적인 손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숙한 모습을 보일 경우 돈을 잃은 고객이 딜러를 탓하거나 매너없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늘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 김씨는 “고객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항상 도덕성과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카지노는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딜러들은 주로 3교대로 일한다. 새벽, 밤, 낮으로 나뉘어 몇달간의 스케줄을 미리 배정받아 근무한다. 문씨는 “하루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또한 매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수입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외국어 능력 뛰어나야.
카지노 딜러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게임의 규칙을 정확하게 숙지하는 능력(?), 고객을 상대로 게임에서 이기는 승부근성(?). 그들은 의외로 외국어 구사능력을 첫 번째로 꼽았다. 김씨는 “국내 카지노는 강원랜드를 제외하고 모두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사업장이기 때문에 외국인 고객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능력이 필수다”고 귀띔했다. 고객의 마음을 읽고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도록 대응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카지노 딜러는 영어, 일어, 중국어 등은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구사할 줄 알아야 하며 이들 언어 중 한 두 가지는 유창한 수준이어야 한다. 여가시간에는 부족한 외국어를 배우며 자기계발 하는 딜러도 많다. 일본어 실력이 뛰어나다는 문씨는 “입사 전형 때 외국어 활용능력 시험 점수를 반드시 기재하게 되어 있고, 외국어 면접이 있기 때문에 카지노 딜러를 꿈꾸는 청소년이라면 외국어로 말하고, 듣고, 쓰는 능력을 차근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서비스 정신도 중요하다. 돈을 많이 잃은 고객이 화를 내거나 신경질을 부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이에 부드럽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위하는 마음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씨의 얘기다.
“고객이 카지노를 도박이 아닌 게임으로 즐기게 하기 위해서는 카지노 딜러가 먼저 상황을 즐기고 늘 웃어야 해요. 카지노 딜러가 어떻게 고객을 대하느냐에 따라 게임이 원활히 운영되느냐가 결정되는 만큼 딜러의 책임은 막중합니다.”
돈 걸린 게임이라 늘 긴장… 외국어 능력 뛰어나야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진로 탐색] 카지노 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