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선배 멘토링·교과 동아리·체험 활동…"우리 학교 변신… 자부심과 함께 성적까지 쑥쑥"
김소엽 맛있는공부 기자 lumen@chosun.com
기사입력 2010.05.03 02:58

성적향상 고교에는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성적향상 고등학교들은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눈에 띄게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인성·학력·창의력까지 두루 키운 서초고, 광명고, 공주여고, 장안고를 찾아 이들 학교들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비결을 알아봤다.
  • (위부터)①특기적성교육을 받는 장안고 학생들.
②자율학습실에 입실하는 서초고 학생들.
③공주사범대생과 멘토링 수업 중인 공주여고 학생들.
④광명고 교사들은 수업을 동영상으로 촬영, 동료 교사끼리 피드백을 받는다.
    ▲ (위부터)①특기적성교육을 받는 장안고 학생들. ②자율학습실에 입실하는 서초고 학생들. ③공주사범대생과 멘토링 수업 중인 공주여고 학생들. ④광명고 교사들은 수업을 동영상으로 촬영, 동료 교사끼리 피드백을 받는다.
    >> 서울 서초고

    "자기주도학습으로 공부의 맛을 알게 했죠"

  • "서초고는 강남에 있으면서도 외면받는 학교였다. 하지만 근 2~3년 사이 학교에 대한 인식은 물론, 많은 것이 바뀌었다." 서초고 이성숙 교감의 얘기다. 휘문고· 경기고 등 주변 명문고에 치여 매년 3월이면 80여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전학을 갔다. 그러나 3년 전부터 그 수가 줄어 올해는 개인사정으로 인한 전출 7명이 전부다. 전입인원도 늘어 타학교에서 책걸상을 빌려오기까지 했다. 2009년에는 공립학교 중 최고의 대학입시율을 자랑하며 학력신장 교육감 표창까지 받았다. 이 같은 변화는 서초고만의 특색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가능했다.

    첫째, 맛있는 공부를 위한 자율학습 권장이다. 아침 수업 전과 방과 후 반드시 교사의 지도하에 자율학습실을 운영했다. 자율학습실 역시, 개인 칸막이형으로 바꿔 집중도를 높였다. 개인 칸막이형을 답답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개방형 자율학습실을 마련했다. 이 교감은 "담임·과목교사·교장·교감 따질 것 없이 자율학습 시간에는 아이들 곁에서 지도하며 격려한다. 부득이하게 교사가 자리를 비울 때는 학부모가 아이들의 자율학습을 지도한다"고 했다. 심지어 명절까지도 교사들이 학교를 지킨다. 하지만 강제성을 띠거나 강압적이지 않다. 그저 아이들의 자율학습 시간에 곁에 있어주는 것이 전부다.

    둘째, 명문대 선배들의 주 2회 멘토링이다. 대학생 멘토링은 대부분 학교들이 시행하는 부분이지만, 서초고의 경우 조금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선배 멘토들이 자율학습시간 동안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주거나 진학문제를 상담해 주기 때문이다. 이 교감은 "선생님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선배들을 통해 학습의문점을 푼다. 또 대학에 대한 이야기나 진로상담을 하면서 머리도 식히고 목표를 다잡는다"고 말했다.

    셋째, 야간과 방학에는 전직 교사 출신 배움터 지킴이가 아이들을 지도한다. 야간과 방학에는 퇴직한 교사가 아이들의 자율학습을 관리한다. 작년부터 시행한 것으로 퇴직교사가 아이들의 공부 스타일이나 출결사항을 체크해 담임교사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사 출신이기 때문에 아이의 심리상태나 학습 스트레스를 체크하기 쉽고 선배 교사로서 후배 교사들에게 교육 노하우도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넷째, SMS 문자 알림이로 학부모에게 아이의 안전 및 학습상태를 전달했다. 등교부터 자율학습실 입퇴실, 하교까지 SMS 문자 알림이를 통해 학부모에게 아이의 상황을 전달했다. 학부모들은 아이의 상태를 알 수 있어 안심되고 아이들은 느슨해질 수 있는 마음을 다잡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황귀연 교장은 "아이들이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사부터 달라졌다. 교사들이 아이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공부했고 늘 아이들 곁에서 도움을 줬다. 이런 노력들이 아이들에게 힘이 된 것 같다. 지금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은 물론, 입시율, 학력신장, 만족도까지 높아져 행복한 학교가 됐다. 행복한 학교가 되면 아이들이 달라진다. 공부 잘하는 학교가 되고 싶다면 우선 행복한 학교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남  공주여고

    "지역 인프라 활용했더니 명품교육 실현됐죠"

  • 공주여고는 특색 살리기 운영학교로 지역 인프라를 적극 활용했다. 공주대학교 사범대생들이 일주일에 두 번씩 학교를 찾아 영어와 수학 교과를 수준별로 지도하기 때문이다. 1, 2학년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을 다잡는 수준이지만 아이들의 성적 향상에는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도움이 컸다.

    임종필 연구부장은 "서울이나 대도시처럼 사교육이 가능한 지역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임용을 앞둔 사범대생들의 학습지도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공부의 자극이 된다"고 전했다. 또한 외부강사(타학교 교사)를 초빙해 과목별 특강도 진행했다. 아이들의 의견에 따라 주변 지역 학교 스타 선생님들이 야간에 찾아와 그들만의 학습법을 전해주기도 하고 테마별 강좌를 개설해 지도하는 등 학교 내 새로운 사교육의 툴을 제시했다. 임 연구부장은 "교내 교사들의 수업도 좋지만 학원 등 다양한 스타일의 학습법을 접할 수 없었던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갖는 기회가 됐다. 더불어 교사들도 더 나은 교습법을 연구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습법을 찾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이유로 공주여고의 교과동아리는 타 학교보다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영어인턴교사·원어민교사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영어연극·영어드라마반의 인기가 높다. 중국어동아리의 경우 중국인 교사까지 투입해 작년에는 입학사정관제로 중국어과에 합격한 학생도 있었다. 이외에도 카이스트 교수를 초빙해 과학특강을 하는 등 지역 인물들을 최대한 활용했다. 문학동아리 역시 지역 시인을 초빙해 글 쓰는 법, 감성 키우는 법 등을 배운다. 이런 노력들은 학력향상은 물론, 기초학력미달 제로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봉사활동으로 학력만큼이나 인성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봉사활동은 물론, 봉사활동 캠프, 사회복지시설 결연 등을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가르쳤다. 김종권 교장은 "타인에 대한 배려는 주변 친구들과의 우정과 학습에서도 드러났다. 함께 공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우리라는 마음이 전체 학생들의 학력신장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입 스트레스보다 여고시절의 꿈과 추억을 즐기고 그 속에서 자신들의 역할인 공부까지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며 인성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 경기 광명고


    "교과 학습 동아리로 수업 질 향상시켜"



  • 지난달 27일, 오전 11시 30분 경기 광명고. 수학 교과실에 여덟 명의 교사가 모여 앉았다. 이상일 교사는 스크린에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그림을 투사하면서 "어떤 모양이 눈에 띄느냐"고 물었다. 동료 교사들은 보이는 대로 할머니·여자·얼굴 등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렸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접할 때 특정 개념에 매몰돼 풀이법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풀이법에 대해 다양한 접근법을 생각해볼 것을 수업 도입부에 제안해보라"고 동료 교사들에게 권유했다. 이들은 교과 학습 동아리(수학과)에 참여하는 교사들이다.

    교과 학습 동아리는 광명고의 자랑이다. 2008년에 시작한 교과 학습 동아리는 교사 동아리와 학생 동아리로 나뉘어 활동한다. 교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교사의 95%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교사 동아리는 교수법 연구, 수업 자료 개발, 수업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국어과·수학과·외국어과 등 교과 관련 동아리와 논술·진로 등 비교과 동아리로 나눠 일주일에 한 번 모임을 갖는다. 비교과 동아리(독서 토론, 논술, 진로 지도)는 특별팀으로 운영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자료를 모든 교사가 공유한다. 매주 월요일 1교시에 운영되는 독서 프로그램과 매달 한 번씩 진행되는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담임교사가 직접 지도할 수 있게 '프로그램화'한 것이다.

    문학탐구반, 신문 편집반, 글로벌 리더 클래스, 발명반, 체대 입시반 등 27개의 학생 동아리는 교사의 지도 아래 학습 능력 향상, 진로 탐색과 더불어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노선덕 교장은 "교사가 스스로 교육에 관심을 갖고 연구할 때 학생의 변화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재작년 학교에 부임했을 때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논술반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교사들이 모여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교과 학습 동아리였죠."

    좀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려는 광명고 교사들의 노력은 '동료 멘토링' 프로그램에서도 엿볼 수 있다. '동료 멘토링' 프로그램은 자신의 수업을 평가, 조언받고 싶은 교사가 동료 교사와 짝을 이뤄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다. 일종의 장학 품앗이다. 공강 시간에 수업을 참관하거나 동영상으로 녹화된 수업 장면을 보고 수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노 교장은 "공교육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사들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모든 교사가 한 학기에 한 번 동영상으로 수업 장면을 촬영해 동료 교사들에게 피드백을 받는다"고 귀띔했다.

    "우리 학교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교사들로 인해 학생들도 변하고 있죠. 앞으로 교과 학습 동아리를 우리 학교만의 특색으로 자리 잡게 하여 교사와 모든 학생이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 부산 장안고

    "특목고 못지않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기 학교로 변모"

  • 3년 만에 기피학교에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변모한 학교가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지만, 올해 신입생 내신 성적 합격선이 평균 4%로 상승할 만큼 경쟁률이 치열해진 학교, 바로 부산 장안고다.

    부산 장안고의 인기 비결은 바로 특색있는 교육 과정 운영이다. 특목고에서나 접할 수 있는 과학 교육 프로그램 운영으로 올해 과학 중점학교에 지정되기도 했다. 과학·수학 과목을 수준별 수업으로 진행하고 과학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을 위해 심화 수업을 시행한다. 무엇보다 실험·탐구 중심 수업을 통해 여느 학교에서는 소홀하기 쉬운 학생들의 과학적 호기심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부터는 현대문학, 고급수학 등 무학년제 심화 과목을 개설해 우수한 학생들이 조기 졸업하고 자신의 꿈을 조금 빨리 이룰 수 있게 됐다.

    1학년을 대상으로 R&E(Research & Education)반도 운영한다. 다양한 체험 활동과 과학 실험실 견학 등을 통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직접 연구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이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수동적인 학습자에서 자신이 알고자 하는 지식을 직접 탐구하는 능동적인 학습자로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

    교내 과학 행사와 과학전람회, 과학 발명품 대회, 1인 1과제 연구대회 등을 통해 학생들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우의하 교장은 "학교를 살리겠다는 교사들의 작은 노력과 학생들의 공부 열의가 합쳐져 오늘의 장안고의 모습이 갖춰졌다"고 전했다.

    특목고 못지않은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비교과에 대한 교육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교육과정 자율학교의 장점을 활용해 형식적으로 운영되던 개발활동 수업을 가야금·축구·도예 등을 가르치는 특기 적성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 것이다.

    박춘성 교사는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일주일에 2번, 22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단발성으로 그치는 형식적인 특기 적성 교육이 아닌 학생의 재능을 계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귀띔했다. 우의하 교장은 "앞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공교육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작정이다. 학생의 눈높이를 맞춘 맞춤형 수업으로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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