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이버대학, 국내대와 제휴했다더니...
조선닷컴
기사입력 2009.12.03 21:17
  • 한 미국 대학이 ‘국내 대학과 제휴해 캠퍼스를 함께 쓰면서 미국 학사 학위를 딸 수 있다’는 광고로 학생들을 유치한 뒤 갑자기 이 같은 내용을 없었던 일로 해 이 대학 합격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서울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G대학은 온라인 학위 프로그램을 내세워 세종대 안에 입시 사무실을 차린 뒤 국내에서 1기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9~10월 1차로 350명을 뽑았으며, 정시 모집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 측은 모두 60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특히 G대학은 모집요강에서 ‘수능시험 성적이 입학 전형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수능 예상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학생들이 대거 지원했다. 또 입학생 전원에게 미국 G대학과 자매결연 중인 필리핀 A대학에 한 학기 연수를 시켜 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G대학의 모집 학과는 호텔관광경영학과·조리외식경영학과 등 6개과다. 학비는 학기당 350만원, 입학금은 50만원이다. G대학은 수개월 전부터 모집요강에 “세종대와 제휴를 맺었다. 본 대학의 온라인 수업과 세종대 교수들의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한다.”고 광고했다.

    그러나 세종대 측은 G대학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세종대는 최근 홈페이지에서 “세종대-G대학 프로그램은 세종대가 주관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며, 입학생은 세종대 학생증 및 수료증을 발급받을 수 없다”고 서울신문에 밝혔다. 세종대 관계자는 “세종대와는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며 “입시 사무실도 우리 학교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G대학 측은 뒤늦게 “세종대 호텔관광대학과 제휴를 맺었지만 본교 학생들이 반대해 지난달 27일 제휴를 파기했다”고 해명했다. G대학에 합격한 한 학생은 “세종대로 다니며 미국 G대학 학위 받을 수 있다는 말만 믿고 부모님을 설득해 다른 대학 정시모집 지원을 포기했는데, 이젠 어떡하냐”고 이 신문에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외국계 대학으로 정식 인가한 사항이 없다”며 “불법 사실이 드러나면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이 신문에 밝혔다. G대학 측은 여전히 “문제가 없다”며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G대학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모호텔과 운영 협력을 준비하고 있어 수업에 큰 문제는 없다”면서 “15일까지 입학을 취소하면 전형료와 입학금, 등록금을 모두 환불해 줄 수 있다”고 이 신문에 밝혔다.